
중국은 헌법상 노동자와 농민의 나라로 돼 있어 노동자가 일에 대해 갖는 부담은 우리만큼 심하지 않을 듯싶다. 하지만 현실은 중국도 과로로 인한 사망자가 거의 10년째 매년 60만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한다. 거의 매일 1600명 이상이 과로사한다는 얘기로 절대숫자로만 보면 과로사의 대명사였던 일본을 능가한다.
물론 세계에서 공식적인 평균 노동시간 순위로 보면 우리나라보다 적다. 중국 노동법도 노동자의 하루 노동시간은 8시간, 1주일의 노동시간은 44시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고용자가 노동자를 초과근무시킬 경우 초과시간이 노동자의 신체건강을 손상하지 않는 범위에서 1일 3시간, 1개월 36시간을 상한으로 뒀다.
그러나 법률은 명문뿐. 중국은 아직 법치(法治)보다 인치(人治) 성격이 강한 모양이다. 중국의 대표적 인재 소개사이트 즈리엔차오빙(智聯招聘)이 발표한 ‘2015년 화이트칼라에 관한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매주 10시간 이상 초과근무한다는 대답이 22%로 화이트칼라들의 근무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공장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매일 약 1~2시간 초과근무하는 비율이 73%에 달해 80% 전후 수준인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 그만큼 노동관련 법규를 무시하는 기업이 많고 노동인력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리·감독기능도 취약하다는 방증이다.
또 중국잡지 샤오캉과 칭화대학이 공동발표한 ‘중국 청장년 신체건강조사’에 따르면 ‘건강과 바꿔서 금전과 지위를 얻고 싶은가’란 질문에 17.2%가 ‘그렇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고 답했고 42.1%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싫어도 어쩔 수 없는 환경이란 얘기다. 따라서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지친 상태에서 점점 건강도 나빠져 과로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중국 청장년 신체건강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66.8%가 자신의 몸에 병이 있거나 이상현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중국인의 주된 과로사 요인은 뭔가. 물론 누구에게나 공통된 요인은 장시간 노동, 연속적인 철야작업으로 인한 극도의 수면·휴식부족과 과도한 스트레스다. 이를 중국이란 특수환경에서 살펴보면 첫 번째, 중국은 노동법 준수 또는 인권과 거리가 있는 기업이 아직 많은 데다 작업환경도 열악한 경우가 많은 점을 꼽는다. 대표 사례는 애플의 ‘아이폰’ 생산업체로 잘 알려진 대만기업 폭스콘. 폭스콘은 세계 최대 OEM(주문자위탁생산)업체로 저임금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살인적 강도의 노동과 비인간적 노무관리로 비판받는다. 2010년 초부터 노동자의 투신자살이 이어져 미국 노동단체의 감시대상이 됐지만 지금도 자살과 과로사는 이어진다. 회사의 목표달성을 위해 직원은 아랑곳하지 않는 가혹한 노동환경으로 특히 노동집약형 기업에서 과로사가 빈발한다. 또 이들 기업들은 경우에 따라선 직원 개인의 치부나 가족의 문제를 조사해서 이를 사실상의 노동 강제수단으로 사용해서 ‘블랙기업’ 또는 쉬에한공창(血汗工場 : 피땀공장)이란 악명도 붙어있다.
두 번째, 노동자 자신의 요인도 있다. 중국도 생활비, 주택대출, 자녀교육, 양친부양 등의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특히 1가구1자녀정책 때문에 자녀 1인이 부모 때론 외가, 친가 조부모까지 6인을 돌봐야 하는 부담도 있다. 현재 상하이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서도 대학생들의 평균 취업률은 50%를 넘기는 정도인 데다 구경제산업에 속하는 철강·화학·조선·시멘트 등의 기업들은 실업 등 구조조정 압력에 시달리는 게 현실이다. 일단 나오면 재취업하기 어렵고 IT·인터넷 등 신산업분야는 신규 교육기간도 많이 필요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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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과중한 노동과는 또 다른 요인으로 중국의 심각한 환경오염도 과로사 또는 돌발사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끊임없이 내쉬는 공기와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의 질이 나쁘면 노동강도와 관계없이 기초건강과 피로회복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이외에 최근 다소 개선되곤 있지만 중국의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미흡한 점도 한 요인이다. 특히 중국은 시설을 비교적 잘 갖춘 공립병원이 적고 의사도 부족해서 일반인들의 건강유지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