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노란조끼 입은 프랑스 고3 수험생들

[기자수첩]노란조끼 입은 프랑스 고3 수험생들

구유나 기자
2018.12.11 04:27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라."

"많은 학생들을 바닥에 남겨두지 마라."

지난달 17일(현지시간)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노란조끼'(gilets jaunes)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유류세 인상에 대한 반발이 시위로 이어졌지만 시위를 이끄는 또다른 축이 있다. 바로 프랑스 중·고등학생들의 교육 개혁 반대 투쟁이다.

프랑스 교육의 핵심 가치는 평등이다. 프랑스 고등학생들은 바칼로레아(대입시험) 합격선만 넘으면 원하는 그랑제콜(소수정예 특수대학)을 제외한 대학 및 전공에 지원할 수 있다. 특정 대학이나 전공에 사람이 몰릴 경우 학생을 무작위로 추첨한다. 자연스레 대학 서열은 없다. 평균 학비도 연 650유로(약 86만원) 정도로 낮다.

그런데 올해부터 대입 주도권이 학생에서 대학으로 넘어갔다. 프랑스 대학은 온라인 플랫폼 '파르쿠르스업(Parcoursup)'을 통해 학생들의 성적과 활동 내역 등을 열람하고 기준에 맞는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의회가 정부의 교육 개혁안을 통과시키면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바칼로레아 합격률(약 80%)에 비해 대학 1학년 유급률(60%)이 너무 높다며 교육 효율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프랑스 학생들은 새로운 대입 제도로 인해 학생들이 과도한 경쟁에 내몰리고 그 과정에서 저소득층이 소외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올 초부터 크고 작은 시위를 기획해왔고, 최근 '불평등 해소'를 내건 노란조끼 시위에 힘입어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대학 평준화와는 무관한 그랑제콜 수험생들마저 연대의 의미로 참여하는 추세다.

물론 절대평가와 추첨제가 최선의 해법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회의 평등'을 부르짖는 프랑스 학생들의 모습에서 참교육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적어도 비싼 돈 들인 학생부라든지, '수능국어 31번' 같은 난도 높은 수능 문제에 답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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