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급적 고등어 구워 먹지 마세요.”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가 국가 재난 문제로 공론화하기 시작한 2016년 5월 환경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환경부는 뭇매를 맞았다. ‘평생 담배 한 대 안 핀 어머니가 폐암으로 돌아가신 이유가 고등어를 좋아한 나 때문이었던 것’이라는 한탄은 곧 국민 분노로 이어졌다.
고등어 다음은 삼겹살과 돼지갈비였다. 직화구이 음식점의 숯불 사용 등을 규제해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대책에 ‘영세 자영업자와 서민만 잡는다’는 반발이 커졌고 결국 흐지부지됐다.
그로부터 3년 후. 국민들은 여전히 미세먼지에 고통받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사회적 갈등을 이유로 중국발(發) 미세먼지 공동 저감, 경유세 인상, 노후 경유차 폐차 등 실제 효과를 낼 핵심 대책을 차일피일 미뤄온 탓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당시 ‘미세먼지 없는 푸른 대한민국’을 공약으로 내세운 데 이어 취임 후에도 “특단의 조치를 내리겠다”고 거듭 강조했으나 다른 정책과 비교해 속도·세기 모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미세먼지 문제는 국가 재난·전쟁 상황과 맞먹는다. 정부 대책도 마땅히 모든 분야의 역량을 집중하는 ‘총력전’ 체계여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에서 이기는 가장 좋은 전략은 단번에 승부를 내는 것이다.
중국 전국시대 병법가 오기는 "다섯 번 싸워 승부를 낸 나라는 재앙을 면치 못하고, 한 번 싸워 승리를 결정지은 나라는 제자(帝者)가 된다"고 했다. 고대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가 로마를 상대로 연전연승한 끝에 망한 데서 유례한 ‘피로스의 승리’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의 ‘특단의 결심’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