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3분기 중국 성장률이 2분기 7.9%에서 5% 아래인 4.9%로 급락한 데 이어 4분기 성장률은 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부동산업체인 헝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전력난에다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등 악재가 한꺼번에 겹쳤다곤 하지만 성장률 3~4%면 과거 중국 기준으로는 '경착륙' 위험신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금까지는 "중국 내의 통제 가능한 위험"이라고 했다가 최근 "중국 헝다의 파장이 미국 등 글로벌 위기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로 입장을 바꾼 점도 시장 우려 확산에 한몫하고 있다.
왜 이렇게 시장의 분위기가 바뀐 걸까. 첫째, 중국 정부의 경기조정 능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3분기 성장률 4.9%는 시장 기대치였던 5.0~5.2%에도 못 미치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전의 중국 정부 같으면 톱다운 방식의 사회주의 경제체제 성격상 어떻게 해서든 5%는 달성했을 것이다. 아무래도 마땅한 조정수단이 없든 관리체계상 허점이 있든 문제가 있을 거란 우려가 바닥에 깔려 있다.
둘째, 부동산업계의 구조조정이 생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는 점도 주요 요인이다. 그동안은 헝다그룹이 부동산업계 2위긴 하지만 주택시장 점유율은 4%에 불과해서 도산압박이 크지 않고 금융회사도 아니기 때문에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강화 정책 때문에 발생한 위기여서 관리 가능한 '예고된 위기'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업계 25위인 자자오예가 상환불능 위기로 주식거래가 정지되면서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런 업체들이 예상보다 많다는 게 드러난 데다 중국 부동산의 중국 GDP(국내총생산) 대비 비중(30%)이 워낙 높고 현재 지방정부의 핵심재원이어서 단기간의 구조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인식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지방정부 1인자의 30%(9명)를 물갈이한 점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셋째, 민간소비 대비 투자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도 빠른 경기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왜냐하면 투자(예를 들면 생산설비, 건설 등)는 에너지 소비가 많기 마련인데 현 미중의 갈등국면 때문에 중국의 에너지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수입물가가 폭등, 투자와 소비 활성화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사례는 미국과 쿼드(Quad, 미국·호주·일본·인도의 4국 연합체) 연합을 맺고 있는 호주의 석탄 수출규제로 발생한 전력대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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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의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37.7%, 투자 비중은 43.1%로 투자의존도가 대단히 높다. 미국의 해당 비중이 각각 70.5%, 18.1%인 점과 비교하면 완전 반대로 그만큼 중국 경제가 미국 대비 에너지 수입과 가격에 민감하다는 얘기다. 미중간의 공급망 교란, 친환경에 따른 그린 인플레이션 등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위험이 크다고 보면 중국의 경기둔화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시진핑정부가 주창한 공동부유(共同富裕)가 궁극적으로 중국의 소비확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소비의 성격상 확대에는 5~10년의 장기간을 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G2(주요 2개국)가 돼버린 중국의 장기적인 경기둔화를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단 점이다.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기민한 정책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