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처방

[MT시평]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처방

장보형 기자
2022.02.09 02:05
장보형 연구위원
장보형 연구위원

한국은행이 지난 1월 금리를 다시 인상했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물론 연내 2회가량 추가 금리인상도 가능해 보인다. 나아가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역시 3월부터 금리인상이 유력시된다. 올해 네 번 정도는 금리를 올리고 하반기에는 양적긴축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무래도 지칠 줄 모르는 물가 급등세가 그 배경이다. 애초 코로나 위기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일시적인 수급교란, 즉 정부재정 확대와 초저금리 지속과 맞물린 수요회복에도 여전히 정상화가 더딘 생산차질 문제 정도로 해석되던 인플레이션 위험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긴축으로 전환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 정상화와 차질 없이 병행될 수 있을까.

사실 코로나로 인한 공급차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고 따라서 인플레이션도 완화되기 마련이다. 문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뉴노멀이라는 점이다. 공급차질에 편승한 자국 중심주의가 이제는 진영논리로까지 확대되면서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훼손을 증폭하는 데다 코로나와 같은 자연재해의 위험으로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이 부각되며 전환기의 에너지 수급을 압박한다. 아울러 비대면 트렌드의 가속에 따른 투자 및 지출의 불균형, 나아가 감염공포나 육아부담, 그리고 자본이득에 기반한 '대사직'(大辭職: great resignation)의 본격화와 그에 따른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등도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화한다.

이미 과도한 저금리의 후유증, 즉 누적된 금융 불균형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처럼 인플레이션 잠재력 확산은 통화긴축 전환을 더욱 재촉한다. 하지만 본래 미시적 정책수단이 아닌 거시적 정책수단인 금리인상과 같은 통화긴축은 대체로 경제안정에 부정적이다. 지금처럼 자산가격 과열이나 부채누증 현상에는 나름 효과가 있겠지만 정작 오늘날 인플레이션의 원천에 대해서는 무기력해 보인다. 애꿎게도 경기회복의 새싹만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외형상의 물가안정에 현혹돼 세계적, 거시적 차원에서 금융 불균형 심화에 따른 위험을 간과함에 따라 호된 시련을 겪었다. 큰 교훈임이 분명하지만 도리어 지금은 금융 불균형에 집착하면서 일시적, 또 잠재적 인플레이션 위험에 압도돼 실물경제 안정을 등한시하는 건 아닐까. 물론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기대가 중요하며 이를 관리하기 위한 통화긴축의 신호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기대관리 측면에서도 통화긴축이 능사인지는 의문이다.

최근 국제 학계에서는 인플레이션 기대관리와 관련해 주로 생활물가에 집착하는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의 행태에 초점을 맞춰 이에 대한 직접적인 소통과 대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통화정책 방향도 단순히 금융시장보다 소비자를 비롯해 실물부문의 취약성과 불균형에 신음하는 당사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데 역점을 둘 필요가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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