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코로나19와의 작별

[MT시평]코로나19와의 작별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2022.02.17 02:05
최준영 위원
최준영 위원

오미크론의 습격이 매섭다. 일일 확진자 10만명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확진자가 없으면 친구가 없는 것이라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 확진자 1000명에 소스라치게 놀란 기억을 떠올려보면 의외로 국민들은 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방역에선 다들 역전의 용사가 된 느낌이다. 이 고비가 마지막일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싶은 느낌이 역력하다. 진단과 방역에서 혼란에도 불구하고 한 번은 겪고 넘어가야 할 순간이 찾아왔다는 것을 모두가 인식하는 것이다.

끝없어 보이는 코로나19와 투쟁을 거치면서 과거로의 빠른 복귀는 잊힌 희망이 됐다. 2021년 초반만 해도 백신접종과 일상생활로 복귀를 꿈꾸었지만 델타 변이바이러스가 확산된 후 이러한 기대는 일장춘몽이 됐다. 어쩌면 2019년으로 복귀는 이제 불가능한 꿈이 됐는지도 모른다. 세계가 함께 과거로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왔는지도 모른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코로나19 이전 세계와 이후 세계는 다를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지난 2년의 변화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2019년까지 이어진 디플레이션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먼지 묻은 예전 매뉴얼을 뒤적거린다. 휴가와 연휴 때마다 공항을 가득 메운 인파는 아련한 기억이 됐고 사람들은 국내 여행지들을 재발견하면서 나름의 만족을 찾고 있다. 당연하게만 느낀 영화관에서 영화관람은 점차 인내력을 요구하는 시험의 장이 되고 있다. 편하게 집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속도로 시청하는데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신데렐라보다 먼저 밤 9시면 집으로 돌아가는 군중 속에 있다 보면 밤 12시를 넘겨 늦게까지 이어진 술자리와 모임들이 과연 가능할지 궁금해지곤 한다.

코로나19의 소멸 또는 공존의 시기는 결코 과거로의 복귀는 아닐 것이다. 비대면 회의와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오프라인 회의와 의무적 출근은 당연한 것이 되기 어렵다. 확대된 통화의 축소 과정에서 벌어지는 고통은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한 행정력 역시 자연스럽게 원래 자리로 찾아가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과거로 회귀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동안의 경험은 새로움과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지만 위협에 맞서는 데서 벗어나 이제 어떤 사회로 이행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가 됐다. 어쩌면 코로나19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지속된 침체국면을 일거에 벗어나게 해준 기회일지도 모른다. 1930년대 대공황이 뉴딜정책이 아닌 2차 세계대전을 통해 확실히 끝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전쟁이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코로나19 역시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코로나19의 점진적 안정, 그리고 3월의 대통령선거는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기회일지도 모른다. 2년의 싸움을 통해 사회적으로 물리적, 정신적 답답함이 한계에 도달했지만 그 너머에는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과거의 반복이 아닌 새로움에 대한 과감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한다는 믿음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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