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리산 기초특별지방정부에 거는 기대

[기고]지리산 기초특별지방정부에 거는 기대

최상한 한국행정연구원장
2022.07.27 03:50
지리산 노고단의 여름/사진=뉴시스
지리산 노고단의 여름/사진=뉴시스

최근 지방자치단체(지방정부)는 교통과 산업, 경제 등 각 분야에서 타 지역과 함께 복합광역행정 수요에 대응할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업무의 광역성이 중요해진 만큼 하나의 지방정부가 혼자서 이 같은 문제를 수행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복합협력형 지방행정 체계를 구축하자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마침내 지난해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에 반영됐다. 개정 지방자치법은 지방행정의 변화양상에 대응할 수 있도록 특별지방정부 설립에 대한 근거를 마련했다. 특별지방정부는 기존 지방자치법에도 규정이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설치, 운영, 사무에 관한 규정이 없어 형식적인 조항에 그쳤다.

반면 개정 지방자치법에는 특별지방정부의 설치와 규약 및 기관구성과 운영에 관한 상세한 규정을 별도로 정비했다. 특별지방정부 운영의 실질적인 근거를 처음 규정한 것이다. 이에 근거해 지난 4월 최초의 특별지방정부인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이 설치됐다. 특별지방정부는 광역행정 차원에서도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인구구조의 변화나 생산인구 감소로 인해 초래되는 지방소멸이라는 환경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유용하다.

특히 점점 심각해지는 지방의 인구감소는 행정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유발해 행정서비스의 효율성을 저해한다. 이는 주민들의 만족도 감소로 이어지고, 지방을 기피하는 악순환이 된다.

결국 현재와 같은 지방정부의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제공되는 행정서비스 시스템이 한계에 직면한 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 시·군·구 단위의 특별지방정부 수립이다. 행정수요와 공급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형태의 특별지방정부 활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행정구역이 아닌 실질적인 생활권역 단위에서 차별화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일종의 미국식 특별구(special district·special-purpose district)와 유사한 성격의 특별지방정부 설립 가능성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 특별지방정부 논의는 부울경특별지방정부 설립 과정을 통해 주로 '메가시티' 개념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그만큼 광역지방정부 간의 광역형 특별지방정부 설립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돼 왔다. 이로 인해 대도시권이 아닌 인구감소지역 활성화를 위해 특별지방정부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모아지지 않았다. 대도시권 중심의 특별지방정부 논의는 자칫하면 지방자치의 근간이 되는 기초지방정부의 기능과 역할을 축소시킬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대도시권뿐만 아니라 인구감소 지역의 시·군 간에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특별지방정부 설립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미 남원시·구례·곡성·장수·함양·산청·하동군의 7개 시군이 설립한 '지리산 관광개발조합'이 전북과 전남, 경남 지역의 지리산 일대를 포괄하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초특별지방정부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지리산 기초특별지방정부가 제 기능과 역할을 발굴해 우리나라 최초의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최상한 한국행정연구원장
최상한 한국행정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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