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왜 이스라엘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까[우보세]

인텔은 왜 이스라엘에 반도체 공장을 지을까[우보세]

김성휘 기자
2023.06.22 04:34

[우리가 보는 세상] 지정학과 경제안보 읽기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로이터=뉴스1) 김민수 기자 = 인텔 로고. 2023.03.06/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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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텔이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인텔의 공격적 투자결정은 그뿐 아니다. 최근 인텔은 폴란드, 독일에 각각 대규모 투자를 공표했다. 독일에만 42조원, 세 나라를 합해 80조원 규모다. 이 뉴스를 주목하는 이유는 '인텔'과 '유럽'이라는 키워드 때문이다.

인텔은 세계 반도체 역사를 만든 기업이지만 그동안 삼성전자(181,200원 ▲2,600 +1.46%), 대만 TSMC 등에 밀렸다. 패트릭 겔싱어 CEO(최고경영자)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이 산업을 아시아에게 잃었다"며 "되찾아 오려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거점은 유럽으로 잡았다. 유럽도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미국이 이끌고 한국·대만 등 아시아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에 의존하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할 수 없다고 봤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런 우려를 극대화했다.

요즘 '지정학'과 '경제안보'는 세상 돌아가는 걸 이해하는 데 선택이 아닌 필수다. 미국 바이든정부는 외교를 경제안보와 따로 떼어 생각하지 않는다. 외교정책도 중산층의 살림살이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020년 민주당 동료들과 써낸 카네기재단 보고서는 "경제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공급망을 지키고" "미국의 첨단기술 우위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2021년 일본 경제산업성은 '반도체·디지털산업 전략' 문건을 만들었다. 2030년 일본의 세계 반도체 점유율은 '제로'일 것이란 충격 전망부터 극복 방안까지 제시했다. 여기선 미중 갈등 속 일본에게 지정학적 강점이 있다며 이것을 경쟁력 회복의 핵심카드로 봤다. 일본은 8개 업체가 합작해 반도체기업 '라피더스'를 세웠고 TSMC의 투자도 유치했다.

인텔의 이스라엘 투자 역시 지정학적 측면이 있다. 이스라엘은 아랍세계와 전쟁까지 치르며 첨예하게 대치해 왔다. 안보환경상 결코 대만이나 한반도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인텔이 투자를 늘린 건 미국이 이스라엘을 달래고 설득하는 카드의 성격도 띨 수 있다.

최근 이스라엘은 중동질서 변화에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서로 앙숙이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중국의 중재로 베이징에서 손을 잡았다. 미국은 2015년 오바마 대통령때 이란과 약속했다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파기했던 이란 핵협정을 재추진하는 걸로 관측된다. 이란의 핵능력을 조금이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네타냐후 정부는 강력 반대하는 일이다.

이런 때 대규모 인텔 공장이 이스라엘에 추가된다면 경제를 넘어서는 가치가 부여된다. 인텔에겐 유럽시장을 향한 생산시설이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입장에선 안보전략적 거점이 하나 늘어나는 셈이다.

인텔과 일본 모두 각자의 '권토중래'를 노리는 2030년이면 반도체를 포함, 세계 첨단산업 지도가 지금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 최근 미국 마이크론도 인도 투자를 결정했다. 우리에게 위기일 수 있지만 판이 흔들리면 거기에 기회도 있을 것이다. 이 국면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국익까지 확보할 전략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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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유니콘팩토리) 김성휘입니다. 국회/정당/청와대를 담당했고(정치부) 소비재기업(산업부), 미국 등 주요증시/지정학/국제질서 이슈를(국제부) 다뤘습니다. EU와 EC(유럽연합 집행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 등을 경험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씬 전반, 엔젤투자, 기후테크 등 신기술 분야를 취재합니다. 모든 창업가, 기업가 여러분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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