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수소 산업 빠르게 키우는 중국...韓 위기감 가져야

[우보세]수소 산업 빠르게 키우는 중국...韓 위기감 가져야

이태성 기자
2025.03.14 05:00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수소차를 가장 많이 판매한 완성차 회사는 현대차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3836대(점유율 29.8%)를 판매해 1위를 차지했고 토요타가 1917대(14.9%)를 팔아 2위를 기록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소차를 만드는 대표 브랜드 두 곳이다.

그런데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44.7%에 불과하다. 나머지 55.3%는 모두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수소 버스 생산업체 위통(Yutong)이 1137대(8.8%)를 판매하는 등 중국 회사들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차를 총 5976대 판매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1위, 한국이 2위, 일본이 3위다.

수소차 시장에서 중국이 1위를 차지한 것은 2023년부터다. 중국은 '수소에너지산업 중장기 발전계획(2021~2035)'을 통해 수소차 보급 확대,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5만 대 보급, 수소충전소 1200개소 이상 구축이라는 목표를 내놓고 달리고 있다. 중국에서 수소 기술을 보고 온 업계 관계자들은 "수소차 분야에서 중국이 이미 앞서나가고 있는게 많다"고 입을 모은다. 수소 분야에서도 중국의 굴기는 이미 시작됐다.

수소 에너지는 청정하고 무한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 및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나 한국처럼 지하자원이 없는 나라는 수소 에너지의 개발, 활용이 중요하다.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일찍 수소차를 개발한 것 역시 한국의 현실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미래 핵심 에너지 시장에서 중국이 앞서나간다는 것은 한국에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현대차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경쟁자인 토요타와도 손을 잡았다. 지난해 10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토요타 아키오 회장의 만남이 시작이었다. 최근에는 이항수 현대차 부사장 등 임원 3명이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방일 행사에 동행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와 토요타의 △청정수소 인정 기준 일원화 △수소 충전기술 표준화 △수소 관련 제품 호환 △공동기술 개발 등이 다뤄졌다. 두 기업이 표준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개별 기업의 노력 만으로는 수소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아래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반면 한국 기업은 상대적으로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수소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부처별로 사업이 다 흩어져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개별적으로 산업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 정책의 집중도가 떨어지는만큼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오는 20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수소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추가한다. 현대차가 정관에 수소사업을 명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역시 수소 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챙기고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중국과 경쟁은 더이상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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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기자

2011년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 증권부, 사회부 사건팀, 산업1부 자동차팀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국회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20년 제14회 한국조사보도상 수상 2024년 제 19회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 언론상 신문보도부문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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