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환경보호 크레디트의 등장

[MT시평]환경보호 크레디트의 등장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2025.09.10 02:03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

9월 중순인데도 여전히 덥다. 지난번에 소개한 기후솔루션에 대한 선투자인 '환경보호크레디트'(EPC)가 조속히 시장화돼 더 많은 솔루션이 나타나기를 바라본다.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EPC 개념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오늘은 그 사례를 소개한다. 첫째는 해외 정부가 주도한 사례로 캐나다성장기금(CGF)이다. CGF는 2022년 캐나다 정부가 조성한 150억 캐나다달러(약 15조원) 규모의 기후금융펀드로 탄소포집·저장기술 스타트업인 '엔트로피'의 100만톤 탄소배출권을 선구매하는 계약을 했다. 민간기업의 사전배출권을 지방정부가 매입한 최초 사례라 하겠다. 사전배출권이다 보니 미래 탄소배출권의 가격과 양이 불확정된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캐나다 정부는 투자금 회수가격을 미리 책정해 불확실성을 제거했고 사전배출권 거래중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거래보증도 자처했다. 이 사전배출권은 배출권 수요자 사이에서 거래되고 궁극적으로 정부의 탄소감축 목표달성에도 기여한다. 아울러 엔트로피는 사전배출권 판매금으로 보유기술의 상업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된다.

둘째는 해외 민간 주도 플랫폼, 퓨로어스 사례다. 퓨로어스는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는 최초의 기업 주도 탄소제거크레디트(CO2 Removal Certificates·CORCs) 거래 플랫폼이다. 여기서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탄소제거 기술을 기반으로 사전배출권인 CORCs를 발행·평가·거래·운용하는 역할을 한다. 즉, 유수의 기술기업들이 참여해 탄소제거 기술, 바이오숯, 바이오매스, 탄소재료 관련 기술의 객관적 가치평가를 주도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사전크레디트를 참여 회사들인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취리히은행, 스냅챗, 스위스리 등이 주도적으로 매입하는 구조다. 여기서도 사전배출권을 선구매한 자금이 기후솔루션 회사에 선투자돼 기후기술의 상업화를 더욱 촉진한다. 즉, 전자의 경우 기후솔루션 사전배출권의 가격과 양에 대한 불확실성을 정부가 마켓메이커로서 줄여줬다면 여기서는 퓨로어스라는 플랫폼이 그 역할을 하는 구조다.

셋째는 최근 각광받는 전환크레디트 사례다. 록펠러재단은 개발도상국의 석탄발전소를 조기폐쇄하고 청정발전으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만든 '석탄에서 청정으로의 전환크레디트 이니셔티브'(Coal to Clean Credit Initiative·CCCI)의 일환으로 필리핀 석탄발전소를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저장설비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석탄발전이 청정발전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사전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전환크레디트를 발행해 선구매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전환크레디트는 사전배출권이긴 하지만 그 가격과 양의 불확실성이 확연히 제거되다 보니 크레디트 거래의 시장성을 높인 게 주요한 특징이다. 해당 방법론은 인증기관인 베라의 승인까지 받았고 앞으로 이와 유사한 60여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울러 전환크레디트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ICVCM 등에 60만달러를 지원하며 관련기준 강화 및 개선작업을 병행한다. 이 프로젝트에 일본 미쓰비시, 싱가포르 케펠, 투자플랫폼 젠제로(GenZero) 등도 연계됐고 싱가포르 통화청(MAS)이 지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환크레디트를 통해 약 1900만톤의 탄소감축을 수익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러한 전환크레디트 사례는 사전크레디트의 신뢰성을 높이고 불확실성을 낮춰줌으로써 보다 많은 시장참여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위기 문제를 '시장메커니즘', 특히 '선투자 방식의 금융'으로 풀고자 하는 EPC 노력이 조속히 시장화될 경우 기후문제를 풀고 기후투자의 수익성도 높이는 두 마리 토끼잡이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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