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10월에 열리는 중국 공산당 중전회(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는 정치이벤트다. 특히 지난 10월20~2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0기 4중전회는 앞으로 5년간(2026~2030년) 국정의 청사진이 될 제15차 5개년 계획안을 심사·결정하는 회의로 중국 내외의 이목이 집중됐다. 왜냐면 시진핑체제의 연속성 강화와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한 회의였기 때문이다. 어떤 특징을 보여줬나.
무엇보다 관심을 끈 것은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의 뚜렷한 감소다. 정식 중앙위원은 제19기 205명에서 168명, 후보위원은 171명에서 147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위원의 축소·조정이 아니라 군 내부의 대대적인 숙청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허웨이둥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리상푸 전 국방부장 등 9명의 장성을 제명한 것은 군의 부패일소라는 뜻도 있지만 '당이 총을 지휘한다'는 당의 강력한 '군통제권'을 재확인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는 부패적발을 넘어 군 고위급 인사의 정치적 충성을 토대로 한 구조재편으로 현 시진핑체제는 물론 포스트 시진핑체제로의 연속성 강화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새로운 경제성장 모델의 제시도 눈에 띄는 점이다. 성장전략의 축을 기술자립을 위한 '신질(新質) 경쟁력'과 내수확대를 위한 서비스산업 강화로 이원화했다. 특히 이번 '신질 경쟁력 강화'는 한마디로 'AI 플러스 전략'이라 할 만하다. 2013년 '인터넷플러스 전략' 발표로 디지털경제가 급성장했듯이 AI와 제조업을 융합하는 전략으로 기술혁신과 생산성을 극대화해 AI경제를 성장축으로 삼고 기술자립을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기반이 되는 AI산업은 물론 반도체, 양자컴퓨팅, 신에너지, 우주항공, 바이오 등 첨단기술 관련 대부분 산업을 아우른다.
서비스산업 강화에 팔소매를 걷어붙였는데 이유는 3가지다. 우선 전기차·태양광·부동산 등에서 누적된 과잉생산과 내균(內捲)문제를 완화하고 서비스 중심의 내수 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둘째, 청년실업률 급등을 막기 위해서다. 제조업 고용이 한계에 이르자 일자리가 줄고 사회불안이 커졌는데 의료·돌봄·문화콘텐츠·IT서비스 등은 특히 고용흡수력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기대를 가장 크게 거는 분야다. 셋째, 신소비 수요창출이다. 고령화와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돼 헬스케어·스마트리빙·관광·레저 같은 서비스산업이 새로운 소비창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이번 4중전회에선 신질 경쟁력과 서비스산업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한 기반으로 '인력양성 및 투자'라는 표현을 선언문에 포함한 점이 특징적이다.
이외에 산업안보와 공급망 자립을 대외전략의 핵심으로 삼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미국의 첨단기술 제재에 맞서 희토류 수출과 미국산 곡물수입 통제를 전략카드로 계속 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무튼 중국은 앞으로 5년간 산업·기술자립을 핵심전략으로 하고 희토류 등을 통제카드로 쓰겠다고 천명했다. 우리로서는 앞으로 중국은 단순한 수출시장이라기보다 공급망·기술협력 또는 경쟁관계라는 점, 희토류 등 자원의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점에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