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신탁수익권, 취득세 부과못해

[MT시평]신탁수익권, 취득세 부과못해

구상수 법무법인 지평 선임회계사
2025.11.18 02:17
구상수 법무법인 지평 회계사
구상수 법무법인 지평 회계사

지난 9월25일 신탁수익권에 대해선 취득세 과세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대법원 2025두33790판결). 사안은 이렇다. A씨의 고모 B씨는 2019년 12월 은행에 아파트를 신탁하면서 자신이 죽으면 은행이 아파트를 팔아 남은 돈을 A씨 등 수익자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유언대용신탁계약을 했다. B씨는 2020년 3월 사망했고 은행은 2020년 4월 아파트를 팔아 그 대금을 수익자들에게 나눠줬다. 2021년 4월 과세관청은 신탁의 수익자인 A씨가 망인으로부터 아파트를 상속으로 취득했다고 봐 취득세를 부과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과세관청이 A씨가 본인 지분에 해당하는 아파트를 상속으로 취득한 것으로 봐 과세한 이유는 지방세법 제7조 제1항에 '상속(신탁재산의 상속을 포함)으로 인한 취득의 경우 상속인 각자가 상속받는 취득물건(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그 지분에 해당하는 취득물건)을 취득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은 납세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먼저 부동산을 신탁하는 경우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된다고 봤다(대법원 2000다70460판결). 즉 B씨가 아파트를 신탁하면서 소유권을 은행에 이전한 이상 해당 아파트의 소유권은 B씨가 아니라 은행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B씨가 사망해 상속이 개시되더라도 해당 아파트는 B씨의 상속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신 A씨를 포함한 수익자는 신탁의 수익권을 상속받은 것이 된다.

대법원은 신탁 수익권의 내용이 어떠한지에 따라 과세 여부를 판단했다. 수익권이 수탁자에 대해 신탁재산인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와 같이 수익자가 수익권 행사를 통해 신탁재산 원본인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내용이라면 위탁자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된 때에 수익자는 그 부동산을 사실상 무상취득한 것으로 봐 취득세 납세의무자에 해당한다. 반면 수익자가 가진 수익권의 내용이 신탁재산의 처분대금 등과 같은 금전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에 불과하다면 수익자가 위탁자의 사망으로 신탁재산인 부동산 자체를 사실상 이전받았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신탁재산의 대내외 소유권자인 수탁자에게 해당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고도 할 수 없기에 수익자는 신탁재산인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은 해당 사안에서 A씨는 아파트 처분대금만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졌으므로 해당 수익권은 지방세법 제7조 제1항에 열거된 취득세 과세물건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A씨는 해당 아파트에 관해 소유권은 물론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도 취득하지 않았고 망인의 사망으로 등기 없이 곧바로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어 해당 아파트를 사실상 취득한 것으로도 볼 수 없기 때문에 A씨가 이 사건 아파트를 취득했음을 전제로 취득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판결은 신탁수익권의 취득세 과세와 관련해 처음 나온 대법원 판결로 앞으로 유언대용신탁을 설계하고 활용하는데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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