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진칼럼]사외이사의 경영정보 요청

[김화진칼럼]사외이사의 경영정보 요청

김화진 미시간대 로스쿨 석좌교수
2025.12.01 17:36
김화진 미시간대 로스쿨 석좌교수
김화진 미시간대 로스쿨 석좌교수

사외이사는 회사를 '경영'하지 않는다. 경영진을 지원하고 감시감독하는 역할이 사외이사의 역할이다. 사외이사는 회사 내 임원이나 직원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거나 원칙적으로 정보를 직접 요청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사외이사는 경영을 감시감독하기 위해서 정보와 자료가 필요하다. 누구에게 어느 정도까지 정보와 자료를 요청할 수 있을까. 극비자료까지 포함해서 모든 정보와 자료를 경영진에게 요청할 수 있는가?

사외이사는 각각 일정한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들이고 경영진 못지않은 실무 경력을 가진 경우도 많다. 그리고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실패에 대해 직접 금전적인 책임을 진다. 경영진인 사내이사와 마찬가지다. 따라서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에 관해 관심 영역은 물론이고 모든 분야의 정보와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 경영진의 경영판단을 점검하는 데 필요한 정보다. 사외이사의 정보요구권은 법률이 보장한다.

그러나 경영진은 사외이사가 자신의 업무를 샅샅이 파악하려고 한다면 대체로 난색을 보이게 된다. 이때 사외이사가 꼭 필요하다고 하면서 물러서지 않으면 어떤 규칙과 가이드라인이 활용될 수 있는가. 대원칙은 사외이사는 회사의 정보를 경영감독에 필요한 범위에서 요청할 수 있고 경영진의 경영판단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과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칙이 실제로 어떻게 운용될 수 있는지 모호할 경우 미국 로펌 설리번 앤 크롬웰이 제시하는 기준을 참고할만 하다. 우선, 사외이사의 회사 경영정보 요청은 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좋다. 회사 내 모든 부서와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창구가 이상적이다. 대다수 기업들이 이사회 사무국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 사무국이 그 역할을 하면 된다. 법무실이 그 역할을 하는 것도 좋다.

특정 사외이사의 자료와 정보 요청 사실과 그 내용은 이사회 전체가 공유하도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미국 기업 중에는 이사회를 위한 포털을 설치해서 정보와 자료 제공, Q&A에 활용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사들의 요청이 정제되고 건설적이 되는데 도움이 되고 여기서 진행되고 축적되는 이사진과 경영진 간 소통 기록과 내용은 나중에 이사회 평가 자료로도 쓰이게 된다. 특정 사외이사가 올리는 질문과 요청을 경영진이 아닌 다른 사외이사가 답하거나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하거나 선임사외이사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 의장이나 선임사외이사가 이사진과 회사간 정보 교류에 절차적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회의나 포털에서 거론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르거나 내용에 민감한 사안이 포함되어 있으면 그런 방식이 더 필요할 것이다.

학술연구에 따르면 사외이사들이 회사에 관한 정보를 쉽게 얻을수록 사외이사들의 회사 지원이 더 효과적이다. 특히 사외이사들 중에 회사의 사업영역과 관련된 경험이 많은 인사가 있는 경우 소통에서 발생하는 효율이 더 커진다. 미국의 경우 선임사외이사가 있는 기업에서 경영진과 이사회 사이의 정보 교류 장벽이 더 낮다는 학술연구가 있다. 선임사외이사제도가 정보 장벽의 높이를 낮추고 이사회와 경영진간 정보 교류를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정한 경영정보가 아닌 회사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 요청도 학계의 연구 대상이다. 아마도 가장 평범하고 포괄적인 정보는 사외이사가 공장을 방문할 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 학술 연구는 중국기업에서 사외이사의 사업장 방문과 당해 회사의 특허출원 실적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발견된다고 한다.

가장 용이하고 바람직한 실무는 정기적으로 사외이사들을 위해 사업 설명회를 갖는 것이다. 여기서는 반드시 Q&A가 따르게 된다. 정기적인 설명회는 사외이사들이 번거롭고 불필요하게 수시로 회사에 정보를 요청할 필요도 줄여준다. 설명회는 공식적인 이사회도 아니어서 사외이사들과 경영진간에 편안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상호 이해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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