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가 글로벌 진출 10년을 맞아 자화자찬식 성과를 내놓았다. 2016년부터 영화·시리즈 제작에 1350억 달러(202조원)를 투자해 3250억 달러(486조원) 규모의 부가가치와 42만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것이 골자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예능 '흑백요리사',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 한국 관련 콘텐츠의 기여를 특별히 높이 평가한 것도 특징이다.
넷플릭스로 인해 한국 콘텐츠의 매력은 한층 부각됐다. K-웨이브 열풍이 일어났고 한국 여행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린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쏠림으로 제작 현장의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졌다. 연간 100~200편에 달하던 한국 영화 제작편수는 급격히 줄었고 찍어놓고 개봉하지 못한 중소형 영화만 100편 이상에 달한다. 현장의 일거리가 급감하며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은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제작 현장의 어려움과 달리 넷플릭스코리아의 몸집(매출)은 2020년 4154억 원에서 2024년 1조 542억 원으로 5년 만에 2.5배 이상 불어났다. 돈을 번 만큼 국내에 내는 세금도 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당기순익은 2021년 이후 100억 ~ 130억원대로 정체됐고 2024년 기준 법인세 납부실적은 66억원에 불과하다. 구독수익의 80% 이상을 미국 본사에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라는 명목으로 송금했기 때문이다.
망 사용료 문제도 마찬가지다. 종종 접속 장애를 일으키는 트래픽 폭증의 주범이면서도 '망 사용료' 납부를 거부하며 국내 통신 인프라에 무임승차하는 넷플릭스의 행태는 바뀌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KT 등 국내 통신사들은 트래픽 증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넷플릭스가 진정한 동반자가 되려면 상생의 자세가 필수다. 상생의 시작은 우선 한국 법에 따른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고 망사용료 분쟁을 끝내며 인프라 투자에 기여하는 것이다. 아울러 IP(지식재산권) 독점을 완화하고 국내 제작사 및 창작자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는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정부 또한 빅테크와의 과세소송에서 연이어 패배한 만큼 법의 사각지대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