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my LIFE!] "배움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송세현씨

공부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 그는 여든을 바라보는 망팔(望八)에 암으로 투석을 받아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간다. 은행 임원을 지낸 송세현(사진ㆍ71)씨 얘기다.
그가 다닌 학교와 이수한 과정은 20여 개에 달한다. 동아대 경영대 학사와 석사를 시작으로 부산대 행정대학원 최고관리자과정과 산업대학원 최고산업전략과정,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 석사과정과 사회과학대학원 석사과정, 서울대 공과대학 최고산업전략과정, 연세대 경제대학원 최고경제인과정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지난 2월 동국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지난 3월부터는 건국대 평생교육원에서 생활풍수 강의를 듣고 있다. 부산에서 세무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일주일에 한차례씩 항공편으로 서울에 올라와 공부를 한다. 기자를 만난 지난 9일에도 그는 병원에서 네 시간에 걸쳐 투석을 마치고 강의에 참석했다.
"삼년 전 병원에서 위암 초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심장수술을 두 번이나 받은 직후라 3개월 기다렸다가 수술을 했죠. 지금은 혈액투석을 받고 있습니다. 투석으로 몸무게가 30킬로그램 이상 줄었죠."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서울을 오가는 그를 슬하의 4남매는 반기지 않는다. 아들 둘은 제일은행과 신한은행에 다니고 있고 딸 둘은 장성해 서울에서 살고 있다. 그는 은행에 다니며 넷 모두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시켰다.
자식들뿐 아니다. 동생들도 그가 공부시켰다. 1939년 생으로, 6남매의 장남인 그는 경남상고를 졸업할 무렵 부친이 타계하자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다. 대학은 꿈도 못 꿀 형편이었다. 졸업과 동시에 1959년 농협은행에 취직했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그의 입행 동기다. 기업은행을 거쳐 부산은행에서 상무이사로 있다가 1997년 퇴직했다.
그가 대학문을 처음 두드렸던 것은 서른 무렵이었다. 그 후 하나의 과정을 수료하거나 학위를 받으면 다른 분야를 배우기 위해 또 대학으로 향했다. 특수대학원을 다니는 직장인들은 많다. 하지만 그는 인맥을 넓히는 수단으로 대학에 등록하지는 않는다. 퇴직 후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불교신자인 그는 전 조계종 종정이었던 해암스님이 "배우는 것보다 더 행복한 것이 없다. 죽을 때까지 공부하라"고 했던 것이 공부를 계속하게 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칠십 생을 살아오며 한 번도 배움과 거리를 두지 않고 항상 가까이 한 것이 가장 큰 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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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제까지 학교에 다니고 싶을까. "배움은 가장 큰 행복이고, 즐거움입니다. 평생을 살아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데 배우고 또 배워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배우면 세상이 훤해집니다." 투석으로 낯빛이 검게 변한 그였지만 세상 누구보다 환한 미소가 그의 얼굴에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