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정치·세대교체 의미…'교육계 분열 심화' 우려도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이 비우호 세력들의 공세를 뚫고 8일 장관에 내정됐다. 세대교체, 책임정치의 구현 측면에서는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지만 'MB 교육개혁'에 대한 피로도와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교육계 분열이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젊은 마인드로 교육개혁을 완수하라'
이 차관의 승진 기용은 우선 책임정치의 구현으로 이해된다. 이 내정자는 현 정부 교육개혁의 '알파에서 오메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정청 최고 교육전문가이자 실세로 통한다.
정권교체 전 한나라당 비례의원 시절에는 관변학자 수 십명을 엮어 'MB 교육공약'을 설계했고,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 때는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의 통합을 주도하며 설계도를 보다 섬세하게 다듬었다.
설계에만 그치지 않고 그는 집행에도 충실했다. 4개월여만에 물러나긴 했지만 청와대 초기 교육과학문화 수석을 맡아 '10년만의 정권교체'에 따른 초기 혼란을 수습했고, 교과부 차관으로 컴백해서는 1년7개월여 동안 각 분야 정책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입안하며 주말도 없이 성실히 일했다.
이 대통령은 이처럼 'MB 교육개혁'의 설계자, 전도사로 통하는 그에게 남은 임기 동안 교육개혁의 완수 임무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의 내정에는 '세대교체'의 의미도 담겨 있다. 이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만 49세에 불과하다. 정부 출범 초기 '이주호 장관설'이 나돌 때 교총 등 교육계 일부에서는 "40대 장관 임명은 교육계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했었다.
너무 젊다는 점이 인사에서 불이익 요소로 작용할 때도 있었지만 '8·8 개각'에서는 달랐다. 국무총리에 40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내정되는 등 오히려 젊은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교육계 분열 등 가시밭길 예고…"소통·화합이 과제"
이 차관의 장관 내정은 책임정치, 세대교체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지만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교육계가 심각하게 분열된 상태라는 점에서는 다소 무리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는 '심한 피로'를 호소한다. 개혁 정책들은 나날이 쏟아지는데 막상 현장에 잘 스며들지는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임기 5년 안에 성과를 봐야한다는 조급증 때문에 영어공교육, 학교자율화 등 일부 정책의 경우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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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차관은 '교육개혁'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어 교원단체 등 주변에 적들이 많다. '학생·학부모 수요자 중심'의 일관성 있는 정책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이들도 있지만 '타협과 소통을 모르는 고집불통'이라며 극도의 반감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다. '6·2 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된 것도 이 같은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국 교육개혁에 대한 현장 피로도, 진보 교육감들의 대거 당선, 과학기술계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차기 교과부 장관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차관도 이런 점을 의식했는지 장관 내정 소감에서 "교육현장과 더 많이 소통하고 특히 시도교육감들과도 협력해 교육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과학기술계와의 소통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1세기 세계일류국가 건설을 위해 교육개혁과 과학기술진흥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난 2년반 동안 추진해 온 교육개혁이 앞으로도 일관되고 흔들림 없이 현장에 착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