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줄줄이 인상··· 학생들 거센 반발

대학 등록금 줄줄이 인상··· 학생들 거센 반발

뉴시스
2011.02.10 11:05

"2년간 등록금을 동결했습니다"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교수 초청을 하는데 비용이 들어갑니다" "우수한 교수와 연구인력 등을 충원하려고 합니다"…

서울지역 주요대학들이 밝힌 등록금 인상 이유들이다. 새학기 등록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들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을 놓고 학생들과 여전히 갈등양상을 빚고 있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동국대, 서강대, 중앙대 등 상당수 사립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안을 확정했다.

동국대는 등록금을 4.9% 인상했으며 건국대도 4.7% 올렸다. 다른 대학들도 줄줄이 등록금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성균관대와 경희대가 3.0%, 서강대와 한양대는 2.9%, 한성대는 2.6%를 각각 인상했다. 고려대의 등록금 인상률은 2.9%로 잠정 결정됐다.

전국 4년제 대학 200곳 가운데 등록금 동결을 결정한 곳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대와 연세대 등 89곳 정도다.

◇대학들 등록금 인상사유 각양각색

대학들은 등록금을 한푼이라도 올리기 위해 인상사유도 다양하게 쏟아냈다.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사유는 지난 2년간 등록금을 동결했다는 말이다. 1년도 아닌 2년간 등록금 동결하다 보니 재정적인 압박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해 올해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3.0%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최소한의 인상 폭"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2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했다. 이 때문에 운영 예산 집행상 인상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동국대도 마찬가지다. 학교측은 "지난 2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해왔다. 물가 상승분과 교원 확보 비용 때문에 이번에는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소한의 교육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한성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교육용 기자재 교체 등 최소한의 교육 예산을 확보해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등록금 인상이 필요한 이유다. 다만 우리대학은 사회적 분위기와 학부모의 경제력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교수를 초청하고 학교 부대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자금확보 수단이 바로 등록금 인상이다. 하지만 대학측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복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이라고 호소한다.

서강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교수를 초청하고 있는데 충원에 따른 자금이 부족하다"며 "교수들이 연도별로 20~30명이 온다. 교수 한 명당 1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교수 충원과 공학관 신축 등 교육시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교수 충원의 재정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중앙대도 우수한 교수나 연구인력 등을 충원하고 장학금 지급률을 상승시킬 필요가 있어 등록금을 인상했다고 밝혔다. 한양대는 구체적인 인상사유에 대해 설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고려대는 잠정적으로 결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인상됐다고 볼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등록금 인상사유 어불성설"

학생들은 사회적으로 등록금 동결 분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학교측의 인상안은 뚜렷한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꼬집는다.

경희대 총학생회는 "현재 학교측의 3%인상안에 대해 납득할만한 근거는 없다고 본다"며 "사회적으로도 동결 얘기가 나오고 아직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고 밝혔다.

동국대 학생들은 등록금 동결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고 대학본부 총장실 항의방문을 비롯해 1인시위도 벌였다. 10일 낮 12시부터는 삼보일배를 진행한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학교본부가 설 연휴에 일방적으로 등록금 4.9%를 인상고지했다"며 "타 대학의 동결 선언에 본교도 등록금을 동결하는걸로 알고 있던 학우들은 인상 소식에 분노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예산이 부족해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대학들의 주장은 더더욱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한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고려대보다 적립금과 기부금이 적은 대학들도 동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학교측은 돈이 없다면서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작년 예산 4500억원 중 집행되지 않은 1300여억원이 남아있다. 예산이 없어 등록금 인상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연구 실적과 건물 유지비를 많이 들여 학교 평가 순위를 높이는 것이 고대의 미래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상아탑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라도 등록금은 동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양대 총학생회도 "교직원의 임금을 인상하고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학교측은 등록금을 올리고 있다"며 "동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러한(등록금 인상)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씁쓸해 했다.

정확한 등록금 인상 사유와 세부사항 등을 학생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건국대 재학중인 이모씨(23)는 "학교측과 등록금심의위원회가 등록금 인상 사유에 대해 전혀 설명해 주지 않고 있다"며 "인상이 불가피하다면 학생들에게 그 내용과 세부사항들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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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최경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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