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에 '기여입학제' 고개 드나

'반값 등록금'에 '기여입학제' 고개 드나

배준희 기자
2011.05.29 16:16

명문 사립대 "내심 반기지만 정부 눈치 보여", 지방대 "사학 양극화·시기상조"

·여권 발 '반값 등록금'과 관련, 대학 재정 확충의 방편으로 기여입학제가 검토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여입학제는 기부자의 자녀를 입학시켜 주고 이들 기부금을 저소득층 대학생에게 지원하는 제도다. 계층 간 국민정서가 충돌할 수 있어 대학가에서 기여입학제는 '판도라의 상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에서는 장학금 지원 대상을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 소득 하위 50%에 대해 소득구간 별로 차등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최소 2조원 이상의 국고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때문에 정부 재정만으로 등록금 부담을 덜기에는 한계가 있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기여입학제가 검토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것.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사립대 간에도 의견이 엇갈리는 형국이다. 서울 일부 명문 사립대는 재정 확충 측면에서 기여입학제를 내심 반기면서도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명문 사립대 관계자는 "아직 정부나 당 차원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바 없어 향후 과정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명문 대학에만 기부금이 몰리는 현실에서 사학 간 양극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자녀 입학을 조건으로 기부금을 낸다면 당연히 일부 명문 사학에만 돈이 몰릴 것"이라며 "지방 사학 등 인지도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대학은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 말했다.

기여입학제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입학사정관제를 두고도 기회균등 차원에서 논란이 여전한 상황인데 기여입학제는 더 큰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기술 개발 등 대학 발전 차원에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학이 누적 적립금 활용 및 재단 전입금 비중 확대 방안을 먼저 내놓는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대학 경쟁력을 위해 재단 전입금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현재 사립대학이 운영비의 최대 90%를 등록금과 국고 지원으로 충당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부분의 사립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70%를 넘지만 대학 예산에서 재단 전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이다.

오성삼 건국대 교수는 "기여입학제를 통해 저소득층을 지원하겠다는 본 취지를 국민들에게 설득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며 "이런 과정 없이 섣불리 기여입학제 방안만 추진하게 되면 계층 간 반발감만 확산돼 더 큰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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