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삼성과LG(99,100원 ▲800 +0.81%)를 끌어들이면 들어올 곳이 많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들과 서울 마곡지구 투자유치 문제를 두고 토론하는 자리에서 이구동성으로 들은 충고다. 토지보상비만 약 3조7000억원이 들어간 마곡지구는 서울시가 정보기술(IT)·생명과학기술(BT)·녹색기술(GT)·나노기술(NT) 등 첨단산업의 메카로 키우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실제로 지난 13일 열린 '서울시 외국인투자자문회의(FIAC)'에 참석한 세계적인 컨설팅기업 '맥킨지'의 롤랜드 빌링어 서울사무소 대표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벤처 캐피털(VC)'과 함께 삼성·LG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앵커기업으로 유치해야 마곡의 투자 유치가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앵커기업은 누구도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를 해주는 선도 기업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에 앵커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선 다양한 '당근(혜택)'이 필요하다.
오 시장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앵커기업 유치에 성공하고 나면 반드시 특혜시비가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최근 시민단체가 조성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에게 과도한 혜택을 줬다며 검찰에 고발한 '세빛둥둥섬(한강의 인공섬)'이 대표적이다.
그는 "기업은 돈 버는 것이 보장되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며 "특히 고용된 CEO라면 더 그렇다"고 전제한 뒤 "그러면 기업 오너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파격적인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이 보장되지 않은 땅이나 지역에 우리가 바라는 업체나 기업을 끌어들이는데 조그마한 혜택도 주지 말고 끌어들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냐"며 "공공부문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앵커기업 유치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단지로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꼽았다. "지금은 부르는 게 값이지만 7~8년 전에 DMC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황량한 곳이었다"면서 "처음 시장 취임했을 때 국정감사에서 DMC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엄청난 질타를 받았지만 당당히 막아냈다"는 것이다.
이제 막 투자 유치의 시동을 걸고 있는 마곡지구도 마찬가지다. 산업단지개발의 성공은 서울의 미래 먹을거리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만, 실패는 고스란히 서울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정말 한번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