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물 앞에 보도인지, 주차공간인지 경계가 모호하거나 표시가 다 지워져 횡단보도인지 불확실한 곳이 많은데 이것부터 정비하고 시행해야지, 안그러면 고의적인 주차가 아닌데도 싸움이 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지난 16일 서울시가 '교통법규 위반 온라인 시민신고제' 시행방침을 밝힌 데 대한 한 시민의 반응이다. 오는 6월부터 시민들이 교통법규 위반차량 사진을 찍어 온라인으로 신고하면 이를 토대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게 시민신고제의 핵심이다.
신고 대상은 보도·횡단보도·교차로 등에 불법으로 주·정차한 차량과 불법적으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한 차량이다. 다만 '카파라치'와 같은 직업적인 신고자를 막기 위해 포상금은 없다.
그럼에도 시민신고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시민이 한 신고만으로 현장확인 없이 과태료를 물리면 과잉단속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공무원이 단속해도 불만이 많은 게 현실인데 시민들의 신고를 수용할 수 있겠냐는 것. 여기에 의도적으로 사진을 조작할 가능성은 물론 단속지점이 맞는지를 놓고 시민들 간에 분쟁도 발생할 수 있다.
단속활동에 대한 실효성 역시 의심받는다.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는 위반차량을 발견하고 시민이 직접 사진을 찍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신고접수를 위해선 촬영날짜·시간표시가 가능한 카메라로 위반현장을 약 1~2분 차이로 2장 촬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버스운전사가 운전하다 말고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도 한 발짝 물러섰다. 버스전용차로 단속은 운행 중인 차보다 불법주차중인 차량만 가능하지 않겠냐는 해명이다.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불법 주·정차나 버스전용차로 위반행위는 분명히 근절돼야 한다. 지난해 불법 주정차 위반에 대한 서울시 단속건수는 약 270만건이었고, 버스전용차로 위반 단속도 9만5000건이나 됐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도 없이 1000만 서울시민을 단속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범운영기간을 거쳐 문제점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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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대로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면밀한 후속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