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국 국가정보위원회가 주기적으로 발간하는 미래보고서(최신 보고서는 지난해 발간된 'Global Trends 2030')는 다른 나라의 유사 보고서에도 많이 인용된다. 이 보고서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식수난, 기후변화, 에너지자원, 세계경제, 기술개발 등 전 세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슈들과 별도로, 각 나라는 그 나라만의 이슈를 갖고 있다. 한국이 가진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인구감소'다. 인구감소는 현재, 그리고 미래의 다른 많은 사회 이슈와 연결돼 있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현재의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 5000만명인 우리나라 인구는 2045년에 4000만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중은 2018년에 14%(고령사회), 2026년에 20%(초고령 사회)를 웃돌 전망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인구 중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73.4%를 정점으로 2030년 64.4%, 2050년 53.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대비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갖가지 출산, 이민유입, 여성경제활동 장려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도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만약 통일이 된다면, 적어도 남한과 북한이 함께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남한 인구 5000만명과 북한 인구 2000만명을 합쳐 인구감소로 인한 여러 경제적 이슈를 해결할 수도 있다. 인구감소 현상이 불러올 국가경쟁력 하락, 더 나아가 국가적 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역사적인 일이 바로 통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에 대한 준비가 보다 절실하다.
재외동포를 정책적으로 포용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정부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중국의 화교, 이스라엘의 유태인, 이탈리아의 해외교포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약 700만명 이상의 재외동포를 보유하고 있다. 본국 인구 대비 비율로만 보면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다.
현재 남한 인구의 약 15%, 남·북한 전체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재외동포의 중요성은 앞으로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선진국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책들, 예컨대 이중국적 허용, 소득세납부 의무화 등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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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가 야기하는 또 다른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다. 당장 2016년부터는 고교 졸업자 수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어진다. 2020년에는 현재의 약 60%, 2050년이면 약 45%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 같은 학령인구 감소로 앞으로 10년 이내에 반 이상의 대학이 문을 닫으며 자연스레 대학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기업체나 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대학교육을 받은 인재의 풀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몇몇 기업체에서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도입하고 있는 '기업체 맞춤형 교육'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체 맞춤형 교육이란 기업체와 대학이 협약을 맺고, 기업체가 우수학생을 선발하면 대학이 해당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신규직원 교육을 맡는 것이다.
기업체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 입사 기회도 준다. 기업체 입장에서 보면 우수 인재를 선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채용시 교육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좋다. 기업체가 신규직원 교육에 쓰는 돈만 연간 8조원 가량인데, 이 제도를 활용하면 비용절감 차원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지금은 대학졸업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것이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에는 기업체에서 대학졸업자를 구하지 못하는 것이 새로운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 이 시대의 지도자와 정부는 인구감소, 고급인력 감소 등 한국만이 직면한 이슈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