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청회를 거쳤다, 절차를 거쳤다 이렇게 생색을 내려고 하는데, 우리가 지금 '찬조출연'한 게 아닌가 싶다."
지난 2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 공청회에 참석한 청중들 사이에서는 여론 수렴보다는 구색맞추기용 행사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선택형 수능 폐지, 문·이과 통합 논의 등 다양한 현안의 토론을 위해 주어진 시간은 3시간 남짓. 교사와 학부모, 교원단체 등을 대표해 참석한 10명의 토론자들은 준비한 내용을 압축설명하기에 바빴다.
소주제를 특정하지 않은 탓에 토론자들의 강조점은 저마다 달랐다. 어떤 토론자는 문·이과 구분 폐지 방안을 중점적으로 설명했고, 또 다른 토론자는 성취평가제를 비판하는 데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토론보다는 '입장 전달'이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였다.
청중들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다양한 의견과 질문을 내놨지만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교육부와 함께 시안을 마련한 '대입제도 발전방안 연구위원회'의 강태중 위원장이 "제시된 의견들을 수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마무리 발언을 내놨을 뿐이다. 공청회에는 교육부 관계자들도 참석했으나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여론수렴 과정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은 불과 한 달 전에도 제기된 바 있다. 교육부는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에 대한 여론수렴을 위해 지난달 8일 '역사교육 강화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토론자 6명 중 5명을 필수과목 지정 찬성론자로 채워,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나서 절차상 근거를 확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시안을 발표하면서 "향후 약 2개월 동안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서 최종 개선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을 만나야 하지만, 오는 10월 최종안을 확정해야 하는 탓에 시간적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권역별 공청회를 다시 쟁점별로 나눠 동시 진행하거나 온라인 등 다른 통로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형식적으로 권역별 공청회를 진행한 뒤에 전국의 여론을 수렴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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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험이 치러지기도 전에 폐지 수순이 결정된 선택형 수능도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으나, 권역별 공청회와 간담회 등을 거쳤다는 근거로 당초 계획대로 도입된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