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해상 물류 '블랙홀' 상하이 양산항을 가보니

[르포]해상 물류 '블랙홀' 상하이 양산항을 가보니

상하이=윤일선 기자
2014.11.24 11:52
양산심수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항만 규모는 그 규모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사진=윤일선 기자
양산심수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항만 규모는 그 규모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사진=윤일선 기자

중국 경제의 심장 격인 상하이(上海)에서 차로 1시간가량을 남동쪽으로 달리면, 바다 위에 건설된 해상 다리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둥하이(東海) 대교가 나타난다.

내륙에서 쏟아지는 물류를 거대 항으로 바로 연결하는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는 총연장 32.5㎞의 왕복 6차선 둥하이 대교를 건너자, 세계 최대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양산심수항(洋山深水港)이 그 웅장한 위용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중국 상하이 양산항을 찾았다. 이곳 항구 일대는 예고 없이 비가 자주 내리거나 안개가 빈번한 지역으로 평소 흐린 날이 대부분이지만, 이날은 멀리 들어오는 배는 물론이고 바다 건너 상하이 육지가 흐릿하게나마 보일 정도로 시야가 확보됐다.

세계 물류 시장 장악을 위해 만들어진 이곳 양산항의 규모는 보는 이를 압도하고도 남았다. 항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서도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크기였다.

양산항의 실제 행정구획은 저장성 항저우시(杭州市, 항주)에 속하지만, 중국 정부는 상하이를 '세계 1위 컨테이너 항만'으로 만들겠다는 원포트 전략으로 양산항을 개발함과 동시에 둥하이 대교를 연결해 그 운용을 상하이에 넘겼다.

양산항이 건설된 소양산(小洋山)은 2002년 이전에만 해도 외딴 돌섬에 고기잡이 배 몇 척이 있는 어촌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2년 공사를 시작한 이래 2005년 11월 양산항을 개장하면서 돌섬은 황금섬이 됐고, 상하이의 지도는 바뀌었다.

양산항은 바다 위에 기둥을 세워 그 위에 항만을 개발했다. 홍보관 내 모형물./사진= 윤일선 기자
양산항은 바다 위에 기둥을 세워 그 위에 항만을 개발했다. 홍보관 내 모형물./사진= 윤일선 기자

양산항 개장을 기점으로 세계 물류시장의 판도 역시 빠르게 바뀌었다. 5선석 규모로 개장한 당시 양산항의 연간 처리 물동량은 300만 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에 불과했지만, 2006년 2단계와 이듬해 3단계 개발을 거치면서 1415만 TEU(2012년 기준)를 처리했다.

양산항은 넓은 장치장과 최신식 크레인을 확보해 대형선 기항 시 타 항만보다 많은 트레일러가 붙어 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장강(長江) 삼각주의 계속되는 퇴적으로 8~10m에 불과한 인근 상하이항과 비교해 16~17.5m에 달하는 깊은 수심은 1만 TEU급 이상의 대형 선박을 불러들이고 있다.

또 전 세계 물류업체를 유인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 항만 운영사인 상해국제항무그룹(SIPG)이 제시한 저렴한 하역비와 파격적인 지원 등의 인센티브도 큰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중국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해서 몸집 불리기를 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이곳 양산항에 5만 t급 컨테이너 선석 5개와 7만 t급 컨테이너 선석 2개, 작업선 선석 1개 등을 개발하는 4단계 사업을 승인했다. 더불어 물동량 추이에 맞춰 대양산(大洋山)지역에 20선석을 추가 건설해 오는 2020년까지 총 50선석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조류시간에 맞춰야 출항할 수 있는 양산항은 한번 배를 대면 기본 12시간은 항구에 묶여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하역작업이 14시간 걸려 마쳤다고 하더라도 24시간이 지나야 항구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10시간에 달하는 시간 낭비와 불필요한 접안료가 발생한다고 선주들은 하소연한다.

부산항만공사 임기택 사장은 "중국 정부정책 지원에 따라 양산항을 중심으로 한 환적체계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목하고 "부산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배후단지를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고품질 서비스와 공격적인 화물유치 마케팅을 펼쳐 환적 경쟁력 강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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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선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윤일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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