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진 잘 봐달라 75만원 건네"…서울시 '인사청렴도' 5년 내 최저

[단독] "승진 잘 봐달라 75만원 건네"…서울시 '인사청렴도' 5년 내 최저

남형도 기자
2015.05.21 05:25

市 공무원, 지난해 권익위 평가서 '금품수수·향응' 경험 응답 多…승진평가 강화조치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지난해 말부터 인사혁신을 내건 서울시의 '인사업무 청렴도'가 7.33점으로 시가 최근 5년 내 받은 점수 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특히 인사 청탁을 위해 금품이나 향응을 직접 제공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직접경험' 항목은 4.92점으로 타 지자체 대비 한참 낮았다.

이에 따라 시는 승진심사 시 평가 항목에 청렴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청렴성에 이의가 제기가 될 경우 감사관실에 조사까지 의뢰한다며 인사비리 근절에 나섰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시 공무원 286명을 대상으로 '인사업무 청렴도'를 평가한 결과 총점 7.33점을 기록해 2013년 대비 0.42점이 하락했다. 종합청렴도는 공개된 바 있으나, 인사업무 관련 청렴도가 별도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사업무 청렴도는 권익위가 서울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해 점수를 매긴다. 총점 10점 만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인사비리가 없고, 청렴도가 높은 것이다. 시가 받은 7.33점은 최근 5년 내 최하위점이며, 타 광역지자체 평균 8.04점에도 못 미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금품과 향응·편의를 직접 경험했단 응답자까지 나왔다. 권익위가 설문조사한 286명 중 1명은 승진이나 전보를 잘 받기 위해 금품 75만원을 3회에 걸쳐 줬다고 답했고, 2명은 62만원 어치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답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금품은 현금이나 상품권 등이고, 향응은 3만원 이상 식사 또는 술대접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의 '금품 직접경험' 항목의 청렴도는 4.92점으로 2013년 대비 2.17점 하락했고, 최근 5년 내 최저점을 기록했다. 타 광역지자체 평균 점수는 8.82점으로 시보다 4점 가량 높았고, 전체기관 평균 점수도 8.74점이었다.

인사비리를 주위에서 보고 들은 시 공무원은 더 많았다. 286명 중 11명이 "금품과 향응·편의에 대해 보고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시는 청렴도 향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웠다. 전 직원 승진심사 시 '청렴도'를 기존보다 구체적으로 따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승진 시 거치는 다면평가의 설문내용에 금품·향응수수, 인사청탁 등 구체적 사례를 명시해 따지기로 했다. 기존엔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느냐'는 식으로 평가질문이 애매모호했다. 평가 결과 부진 또는 미흡으로 나올 경우 승진심사에 반영한다.

또 승진 시 청렴성에 이의가 제기된 공무원은 감사관실에 의뢰한 후 사실 확인을 거쳐 승진에서 제외한다. 직원들이 타 직원의 청렴성 문제에 대해 이의를 활발히 제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실국 인사실태를 면밀히 파악하기 위한 '인사점검반'도 구성한다. 인사과 직원들로 구성해 올해 하반기 본청 26개 실국에 대해 인사업무 관련 비리를 점검한다. 내년 하반기까지 본청과 사업소, 인사비리 개연성이 높은 모든 부서에 대한 동향을 파악한다.

특히 사업소 등 그간 인사업무에서 소외돼 있었던 기관에 대해선 인사과에서 격월로 해당기관을 직접 방문하는 등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아울러 시 차원에서 ‘바람직한 관리자상’을 정립해 전 직원이 서약토록 하고, 승진자와 간부를 대상으로 교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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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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