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호 숭의여자대학교 관광과 교수

최근 국내관광산업이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객은 급증하고 있는 반면 국내 관광이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객은 1931만 명으로 전년도 대비 20% 급증하며 최고치를 갱신했다. 해외 소비액도 지난해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우리의 해외여행객은 인구가 두 배 이상인 일본보다도 300만 명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점에서 일본이 몇 년 전부터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여행으로 유도해 온 점을 귀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조선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제시가 관광산업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자구책을 발표했다.
천혜의 해안경관을 인프라로 관광산업을 발전시켜 오는 2020년까지 세계적 해양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거제시의 청사진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과거 제조업에 의존해왔던 지역개발전략이 이제는 무형의 자산인 관광산업에서도 가능하다는 접근이어서 눈길을 끈다.
거제시 뿐만 아니라 지자체들이 '굴뚝 없는 공장'인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인천시가 중국인 관광객 4000여 명을 한류 드라마 촬영지로 초청해 치맥 파티를 벌였다. 서울시도 한강변에서 8000여 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삼계탕 파티를 열었다. 지자체들이 구매력이 높은 중국관광객을 유치하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지자체 간 '중국관광객 모시기'가 과열되면서 최근에는 중국 측 여행사나 기업이 노골적으로 공짜 이벤트를 요구하는 등 '갑질의 행태'까지 드러나고 있다. 지자체의 관광객 유치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특히 세월호와 메르스의 영향으로 최근 2-3년 간 경기침체가 두드러지고 국내 관광산업은 그 영향권에 있어 범정부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시점에 조달청의 여행상품 개발은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해 3월부터 지자체와 여행상품을 개발해 공공기관이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장터에서 판매하고 있다. 물품구매와 시설공사 등 계약전문기관인 조달청이 지자체의 여행상품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은 신선하다.
이는 제조업 중심의 국내 산업 구조를 서비스산업으로의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첫 여행상품인 군산시는 물론 서천군의 경우 조달청 계약 이후 관광객이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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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은 또 올 하반기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에 맞춰 평일 이용이 많지 않은 국립휴양림과 심신의 안정을 취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등 체험형 여행상품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지자체의 여행상품과 체험형 상품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일자리 창출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범정부적으로 나서야 한다. 얼마 전 정부는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25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4%에 달하던 경제성장률이 최근 2∼3%대까지 하락하고 있어 서비스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재도약 처방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서비스산업 중 관광은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 어느 때 보다도 국내관광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