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학교의 몰락과 교권 붕괴…새 정부 해법은

[우보세] 학교의 몰락과 교권 붕괴…새 정부 해법은

세종=문영재 기자
2017.05.10 04:50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교사에 대한 예우나 존경심은 바라지도 않아요. 수업이나 생활지도 등 교육활동에 대해 학생·학부모의 항의나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선 중학교 한 교사의 자조 섞인 말이다. 이 교사는 오는 15일 ‘스승의 날’도 차라리 없애는 게 더 나을지 모른다고 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맞는가 하면 집단폭행을 당하고 여교사가 학생들에게 성희롱까지 당했다는 보도는 신문 사회면 사건·사고 단골 메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섬마을에서 일어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국민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아무리 교권이 무너졌다고 해도 자신의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에게 몹쓸 짓을 한 이들의 행위는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해마다 심화하는 교권·공교육 붕괴의 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고교·대학 입시를 꼽는다. 이른바 ‘좋은 고교·대학’ 진학이 최고의 목표가 된 현실에서 아이들은 초·중·고교 12년 내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다. 게다가 2000년대에 접어들어 학생·학부모의 권리가 신장되면서 학교·교사보다 학원·강사를 더 중시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과잉 애정과 입시가 결합하면서 시나브로 교사를 무시하는 풍조가 생겼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교권의 몰락을 기술발전에 따른 시대적 흐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까지는 교사들이 지식과 교육에 대해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었지만, 시공을 초월한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시대에 들어오면서 지식 정보는 더 이상 교사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혔다는 설명이다. 어찌 보면 지금 교권의 변화는 과거 유럽의 중세시대 몰락을 촉진 시킨 인쇄술의 발달과 묘하게 닮아있다.

실제로 인쇄술은 단순히 기술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 구성원의 가치관을 바꿔 놨다. 정확한 복제와 대량생산은 출판물을 공간적으로 널리 퍼뜨릴 수 있게 됐으며 시간상으로 상당기간 전수될 수 있게 됐다. 결국 중세시대의 몰락과 함께 지식 정보를 독점했던 성직자 등 소수의 지배 계층은 무너지고 르네상스를 거쳐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

‘4차 산업혁명’ 구호가 난무하는 시대. 중세 성직자처럼 무너지는 교사의 권위만을 탓하고 앉아 있기엔 현실이 너무 절박하다. 아무리 좋은 교육정책과 교육과정을 쏟아내더라도 최일선에서 매일 학생들과 마주하는 교사의 권위가 추락하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미래세대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마침 9일 오후 19대 대통령선거 투표가 마감되고 이튿날 오전부터 새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다. 리더로서 새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는 사기가 떨어진 교사들에게 자존감을 세워주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점수 따는 기계가 아닌 사람을 만들겠다’는 초심(初心)을 잃지 않은 교사들이 아직도 학교 현장에 많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