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의원, 숭의초 감사보고서 입수

재벌총수 손자의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은폐한 의혹을 받고 있는 숭의초등학교가 과거 설문조사 결과 드러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서도 부적절하게 대처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는 반복적인 따돌림을 호소한 사안이 8건이나 됐지만 학교 측은 재조사 대신 '신고방법 교육'으로 마무리 지었다.
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이 서울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숭의초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은 교육부가 주관하는 설문조사를 통해 욕설, 놀림, 협박부터 집단따돌림 등 다양한 학교폭력 사례를 알렸다. 매년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숭의초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관할청인 중부교육지원청에 보고한 설문조사는 총 3건이다. 지난해 1차조사에 대해 숭의초는 "심한욕설과 놀림, 협박을 당했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고 친구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응답도 일부 나왔다"고 보고했다. 이어 "장소는 교실, 복도, 학교내 다른 장소(특별실, 급식실 등으로 추정), 학교밖 다른 장소(스쿨버스로 추정) 등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숭의초는 "지난 2학기에 있었던 사안은 현재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거나 이미 화해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안이 종결됐음을 중부교육청에 보고했다.
이는 교육당국의 매뉴얼에 어긋난 것이다. 서울교육청이 지난 5월 일선학교에 내려보낸 학교폭력 실태조사 후속업무 처리 안내문에 따르면 "'집단따돌림을 당했다'는 항목에 응답이 있는 경우 학생상담기록 등 생활지도 관련 자료를 활용해 심층분석을 해야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장소, 시간을 파악해 순찰 강화, CCTV 추가 설치 등의 조치를 취하는 한편 학교전담경찰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합동순찰을 실시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지난해 2차 조사에서는 구체적인 건수도 보고됐다. 숭의초는 "욕설과 놀림, 협박투의 언어 사용에 대한 피해사례가 5.8%(16건) 발생했으며 집단적, 반복적 따돌림에 대한 피해 사례도 2.89%(8건) 나타났다. 동학년 친구 간에, 교내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숭의초는 심층분석이나 재조사 대신 학교폭력 신고방법 교육, 교내 순회지도 강화 등의 미미한 조치에 그쳤다.
교육청 감사관실은 이에 대해 "숭의초에서 매년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음에도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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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학교 관계자들이 가해학생을 처벌하는 것을 '비교육적인 방법'이라고 진술한 것을 볼 때 학교폭력에 대해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며 "학생들 간 폭력이 발생하면 담임이 책임지고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학부모들을 중재하는 것이 그동안 학교 측이 학교폭력을 처리해온 오랜 관행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숭의초는 교육청의 감사결과에 대해 A4용지 16장에 달하는 장문의 반박 입장자료를 내고 소송전을 예고했다. 숭의초는 "사안의 발단이 된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법적 절차를 밟아 진실을 끝내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교육계 한 관계자는 "숭의초가 해당 사실을 최초로 보도한 언론사와 피해자 측, 교육청 등 3자를 상대로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