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0만원 지원한다는 구청만 믿고 저녹스보일러 설치했는데…"

[단독]"20만원 지원한다는 구청만 믿고 저녹스보일러 설치했는데…"

뉴스1 제공
2021.06.05 08:06

구민 756명 보조금 1억5000여만원 못받아…구 "정부 지침 따라 진행"
부산 북구 저녹스보일러 설치 보조금 사업…신청자 몰렸는데 안내 없어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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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저녹스보일러를 설치하고 보조금을 신청한 주민들이 구청의 부실한 행정으로 약속됐던 지원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4일 북구의회, 북구청에 따르면 북구는 올해 1월13일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보조금 지원사업'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저녹스보일러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연소 방식을 개선한 친환경 보일러다.

지원 대상은 올해 저녹스보일러를 설치한 주택 소유자 또는 세입자이며, 지원 대상자는 20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된다.

문제는 신청 마감일인 지난 4월30일까지 구청에서 신청자가 지원 물량을 초과할 정도로 대거 몰리고 있다는 사전 안내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선 먼저 설비 업체에 돈을 지불해 저녹스보일러를 설치해야 하고, 이후 구청에 보조금 신청서를 내야 한다.

선착순으로 이뤄진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노후된 보일러 순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중간에 사전 차단하지 못했다.

대상자에서 제외된 주민이 대거 발생했으나, 구는 공고문에 적힌 '노후 보일러 교체 우선' 조항을 제외하고는 신청 과정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신청 마감날까지 신청 현황에 대해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일부는 '노후 보일러 교체 우선' 조항만 믿고 4월말 뒤늦게 저녹스보일러로 교체하기도 했다.

저녹스보일러는 한대당 80만원의 설치비가 든다. 지급 확정자 804명을 제외한 나머지 756명은 80만원을 들여 보일러를 설치했으나 보조금 20만원씩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투자한 돈은 총 6억480만원에 이른다. 이들이 받지 못난 보조금은 1억5000여 만원이다.

또한 구는 접수 마감일로부터 약 한달이 지나서야 선정 결과를 발표했는데, 구민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왜 대상에서 탈락했는지 이유조차 듣지 못했다는 점이다.

덕천2동에 거주하는 A씨는 "4월23일 설치하고 나서 한달이 지나서도 구청으로부터 연락이 없어 직접 전화했다"며 "그제야 구청에서 대기자가 많아 지원금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면 도중에 미리 차단하거나 안내를 해야 했는데, 행정적인 조치가 전혀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보일러 설치 업체는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이들 역시 구청으로부터 신청 현황과 관련해 어떠한 정보도 듣지 못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주민들을 위해 보일러 설치 작업을 다 해놓고 이제 와서 지원을 해주지 못한다고 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북구는 추가 신청자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부 지침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노후 보일러에 대상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명시된 환경부 지침에 따라 신청을 받았다"며 "기존 공고를 변경하지 못한 이유는 뒤늦게 4월에 신청을 희망하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원에서 탈락한 756명 중 462명은 '대기자' 순번을 받게 됐다. 북구는 저소득 유형의 지원금이 아직 남아 있어 대기자 일부에게 보조금을 전환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저소득 유형의 지원 확정자는 60만원을 지원받게 되는데, 5월말 기준으로 저소득 잔여 지원금이 9240만원(154명분)이 남아있다. 구청이 이를 일반 유형(20만원)으로 환산해 대기자 462명을 선정한 것이다.

하지만 저소득 유형의 신청 마감일은 12월10일이어서 추가 저소득층 신청자가 나올 경우 일반 유형으로 전환되는 지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 462명 대기자 전원이 보조금을 아예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김태식 북구의회 의원은 "구에서 융통성을 발휘해 (신청자를) 사전에 차단하는 행정적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며 "공고를 내기 전 노후 보일러 설치 기준일자도 미리 지정했으면 이런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피해자들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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