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K-인베이전 2.0④
![봉준호 감독이 6일(현지시간) 프랑스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미국 배우 조디 포스터, 스페인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미국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와 함께 칸 영화제 개막을 선언했다. /사진=AP/뉴시스]](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1/08/2021081711342213007_1.jpg)
영화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를 휩쓴 이후 벌써 2년 3개월이 지났다. 아직 제2의 '기생충'은 보이지 않지만, K-콘텐츠의 존재감은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올해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은 없지만, 한국 영화인이 곳곳에서 활약하며 달라진 한국 영화의 위상을 보여줬다. 봉준호 감독은 개막 선언을 했고, 배우 송강호는 경쟁부분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배우 이병헌은 한국 배우 최초로 폐막식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한재림 감독의 영화 '비상선언'은 칸 영화제 공식 섹션인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영화가 끝난 뒤 기립박수는 10분 동안 멈추지 않았다. "놀랄 만큼 훌륭하다! 경탄스럽다"(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리모), "강렬하면서도 굉장히 현대적인 재난 영화"(프랑스 영화전문월간지 시네마티저), "2시간 30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가버렸다"(AFP통신) 등 영화 관계자와 해외 언론의 찬사가 이어졌다.
넷플릭스로 공개된 한국 영화들도 잇따라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영화 '#살아있다'는 지난해 9월 31개 언어 자막과 5개 언어 더빙으로 공개돼 'K-좀비' 장르를 선보였다. 스트리밍 영상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살아있다'는 한국 콘텐츠 처음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무비 차트 1위에 올랐다.
이어 올해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넷플릭스 개봉을 택한 SF 블록버스터 '승리호'도 공개 후 전 세계 재생 수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9일 기준으로 전 세계 29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240억원 가량이 투입된 '승리호'는 넷플릭스에 단독 공개하는 조건으로 310억원 규모 배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던 한국 드라마도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네이버웹툰 원작 '스위트홈'은 지난해 12월18일 공개 후 한국과 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대만·카타르·태국·베트남 등 11개국에서 넷플릭스 차트 1위에 올랐다.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톱10 차트 안에 진입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 등 중동 국가 시청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한국형 좀비 사극 '킹덤' 시리즈도 빼놓을 수 없는 신 한류 대표 콘텐츠다. 2019년 '킹덤1', 2020년 '킹덤2'이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23일 출시된 '킹덤 : 아신전'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8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독자들의 PICK!
스케일이 큰 작품만 사랑 받는건 아니다. 각국의 순위를 들여다보면 K-드라마 자체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실감할 수 있다. 20일 기준 베트남 TV쇼 톱10 순위를 살펴보면, '슬기로운 의사생활', '슬기로운 감빵생활', '알고있지만' 등 무려 8개가 한국 드라마다. 같은날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는 6개, 대만에서는 5개, 일본에서는 4개의 한국 드라마가 TV쇼 톱10 순위에 올라와 있다.
전문가는 "K-콘텐츠 없이는 넷플릭스가 사업 영위를 못할 정도"라며 한국 영화·드라마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온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영상 콘텐츠의 한계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인데, 리스크가 분산되려면 내수 시장이 커야 한다"며 "한국은 내수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중국 시장 의존도가 컸었는데, 마침 중국 시장이 막혔을 때 마침 넷플릭스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국 제작자들과 넷플릭스의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설명이다.
노 센터장은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의 한국 콘텐츠 선호는 분명하고, 미국에서도 통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카데미에서 상 받을 정도의 영화를 만들 만큼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K-콘텐츠가 넷플릭스를 통해 제작·유통되는 상황에 대해 "콘텐츠에 대한 권리를 넷플릭스에게 일방적으로 양도해 주는 것은 단점"이라며 "모든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데, 넷플릭스가 들어오면서 제작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