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인재, 기술, 자본 세 가지를 꼽는다. 서울은 인공지능(양재), 바이오의료(홍릉), 핀테크(여의도) 등을 서울의 미래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하고 있다. 이곳들을 세계적인 산업거점으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혁신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인재가 필요하다. 산업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투자도 필수적이다.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를 '금융산업'이라고 부른다. 은행, 카드, 펀드 등 금융산업은 경제주체인 가계와 기업이 활동하는 기반이며 모든 산업의 마중물이 되는 필수 산업영역이다. 도시간 경쟁에서도 금융산업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일본 민간단체인 모리기념재단은 이달 초 발표한 '2023년 세계 도시 종합력 순위'에서 서울을 7위로 평가했다. 서울보다 앞에 있는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싱가포르 등은 모두 금융산업이 핵심 산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근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기회발전특구'라는 새로운 제도를 신설했다. 5년간 법인세 100% 감면 등 파격적인 세제지원과 규제특례가 핵심이다. 기회발전특구와 같은 지역균형발전정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서울의 금융중심지 기능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국내기업의 지역간 이전보다는 해외투자 유치가 필수적인 경제발전 전략이다. 특히 서울은 해외기업과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할 때 최초의 관문이 될 수밖에 없고, 지방과 해외 투자자를 연결하는 훌륭한 플랫폼도 될 수 있다.
실제로 세계 1위 풍력터빈기업 베스타스는 지난 9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서 서울로 이전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에 이어 지난 3월 덴마크 코펜하겐의 베스타스 본사를 방문한 오세훈 시장이 헨릭 앤더슨 회장과 만나 아태본부의 서울 이전 논의한 후, 반년만의 성과다.
서울시는 베스타스에 해외투자유치 전담기관인 '인베스트서울(Invest Seoul)'을 중심으로 노무‧법률‧세무 등 분야별 전문가 컨설팅과 경영지원 비용 등을 제공하는 외국인투자유치(FDI) 올인원 패키지를 제공했다. 이렇게 서울에 아태 지역본부의 문을 연 베스타스의 풍력터빈 제조공장은 서울이 아닌 지방에 만들어질 예정이다. 서울이 투자유치의 첫 관문이 돼 지방에 큰 큐모의 산업시설이 조성되는 지역균형발전의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한국 금융기관 중 36%가 여의도에 집적돼 있다. 베스타스와 같은 해외 기업 유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의도 금융중심지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금융중심지는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기업 및 금융 활동을 자유롭고 편하게 할 수 있는 금융환경이나 투자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지역을 말한다. 한국은 2009년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동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했지만, 금융중심지 혜택의 핵심인 조세특례제한법의 세액감면에서 서울은 배제되어 있다. 수도권 규제로 인해 여의도의 금융 관련 창업기업은 세액감면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기업과 해외자본을 연결할 기회가 많은 서울의 투자유치 활동은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된다. 기회발전특구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균형발전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 다른 도시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서울 여의도의 금융산업 경쟁력이 강화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