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우선주의·불법유통 걱정거리
양국 긍정적이나 해제까지 시간 필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후 한국 콘텐츠(K콘텐츠)의 중국 진출을 제한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콘텐츠업계는 새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실제 수익성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지적한다.
9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주요 플랫폼·기업은 중국 한한령 해제를 대비해 현지조사에 나섰다. 게임, 대중가요, 웹툰업계 등이 축소됐던 현지투어 일정을 확대하고 굿즈(기념품) 판매경로를 확인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인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지금은 국내 아티스트가 중국에서 단독콘서트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마케팅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한령이 해제되면 사업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중국 콘텐츠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중국 중상상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콘텐츠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450조원으로 세계 2위다. K콘텐츠의 수요도 매우 높다.
반면 수익성 확대와는 별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콘텐츠업계가 꼽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최근 중국 내 규제강화 기조와 불법콘텐츠 유통, 자국우선주의 등이다. 중국은 외국 콘텐츠에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댄다. K콘텐츠의 가장 큰 무기인 다양한 소재의 장점을 살리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고 한한령 해제에도 유통이 제한될 수 있다.
불법콘텐츠 유통사이트도 걱정거리다. 자국 정부의 검열을 피해 '무삭제 콘텐츠'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 K콘텐츠의 판권 판매와 유의미한 소비자 증가로까지는 이어지기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 등 K콘텐츠가 불법유통된다는 비판을 받는 '유쿠'의 경우 회원 수가 6억명에 달한다.
최근 중국에서 자국 콘텐츠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특히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의 콘텐츠가 연일 성공을 거두면서 다른 국가 콘텐츠의 선호도가 다소 낮아졌다. 자국 군인의 성공을 다룬 영화 '전랑2'는 1억4000만명이 관람했다. 바이두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 인기예능 '톱10'의 절반이 자국을 여행하는 내용이거나 지역정부와 협력한 예능이다.
한한령이 사실상 해제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이 APEC 정상회의 기간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국 가수의 베이징 공연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