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성매매집결지 공간전환 비전 선포…"불법 공간 시민 품으로"

파주시, 성매매집결지 공간전환 비전 선포…"불법 공간 시민 품으로"

경기=노진균 기자
2025.12.16 14:50

시민 참여로 불법·착취의 현장 정비…인권·공존의 공공공간으로 재탄생 추진
김경일 시장 "오랫동안 단절됐던 이 공간을 온전히 시민에게 돌려드릴 것"

김경일 파주시장이 16일 시민회관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노진균 기자
김경일 파주시장이 16일 시민회관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노진균 기자

경기 파주시가 70여년간 성매매와 폭력·착취가 이어지던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고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전환하는 비전을 공식 발표했다.

16일 시는 파주시민회관에서 '연풍 reborn 비전선포식'을 열고 성매매 집결지 공간 전환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경일 시장은 "성매매집결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인권 침해가 일상적으로 벌어졌던 불법 공간"이라며 "이를 바로잡는 것은 법을 집행해야 할 지방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가 할 일은 분명하다. 성매매집결지가 완전히 폐쇄되는 그날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고 불법과 싸우는 것은 물론, 오랫동안 단절됐던 이 공간을 온전히 시민에게 돌려드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폭력과 착취, 불법이 횡행하던 성매매집결지는 이제 대한민국에 인권과 성평등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시민의 발길을 막아왔던 이곳은 남녀노소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찾아오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라고 했다.

성매매집결지로 인해 겪었던 시민들의 경험과 회고 공유

행사에서는 성매매집결지로 인해 겪었던 시민들의 개인적 경험과 회고도 공유됐다.

어린시절 파주에 거주했었다는 안정현씨(가명)는 "어릴적 친구 집으로 놀러 가서 성매매집결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직접 보고 온 날은 알 수 없는 여러 감정들에 휩싸여 한동안 마음이 혼란스러웠고, 이런 집결지가 있는 파주가 너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구성된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 회원들과 김경일 파주시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노진균 기자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해 구성된 반성매매 시민활동단 클리어링 회원들과 김경일 파주시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노진균 기자

또 다른 주민 정란씨(가명) 또한 "같은 파주라는 울타리 안에 살고 있어도 지역에 대해 몰랐던 모습이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문학 도시, 통일 전망대, 원진각, JSA 같은 명소가 먼저 떠오르길 바랐는데, 많은 사람들에게서는 용주골과 성매매 업소가 먼저 떠오른다는 사실이 참 속상했다"고 밝혔다.

황은씨(가명)는 "그래서 저는 결심하게 됐다. 더는 지켜보기만 하지 않고 작지만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고 함께 걸어가기로 했다"면서 "성매매집결지가 사라지고 그 자리가 회복과 연대, 공존의 공간으로 바뀌는 그날까지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시는 2023년부터 성매매집결지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했으며 성매매 피해자 자활 지원과 불법 건축물 행정대집행을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협박과 회유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탰다.

83차례 진행된 '여행길 걷기'에는 4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100회가 넘는 '올빼미 활동'도 이어졌다.

시는 성매매집결지가 완전히 폐쇄될 때까지 불법 행위에 대한 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성매매집결지 공간에 △국제대회를 유치할수있는 36홀 규모 파크골프장 △관계도서관 △성교육센터 △가족센터 등을 조성해 과거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는 장소이자, 시민 누구나 안전하게 찾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폭력과 착취의 상징이었던 공간을 인권과 공존을 상징하는 장소로 바꾸겠다"며 "시민과 함께 이 공간을 다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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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균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노진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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