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제도 개편방안 발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새로운 복지정책을 빠르게 시행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가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제도를 개편한다. 그동안 정권에 따라 정부와 사회보장위원회(사보위)의 입장이 변화하는 것을 막고, 소규모 사업에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특히 2010년대에 사회적 논란이 일었던 무상급식, 무상교복처럼 주로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교육활동 지원사업 대부분 신속협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제도 개편방안'을 올해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연간 전체 협의건수 약 1700건 중 60%가 신속협의나 협의 제외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지자체를 포함한 지방정부는 2012년부터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복지사업을 추진할 때 복지부와 협의해야 한다. 중복투자를 막고 사회보장제도의 정합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복지부가 불수용할 경우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사보위가 최종 결론을 내게 된다. 사보위는 15명의 정부위원과 15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개편 후 '단순 행정·생활밀착형 사업'은 선 시행 후 실적 보고로 바뀐다. 협의 대상에서 아예 제외해 즉시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주요 8대 유형은 △일반행정·생활편의 △이동권 △교육·문화 △소액·일회성 △사회참여 활성화 △재난대응이다.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다빈도·무쟁점 사업'은 '표준모델' 충족 시 30일 이내에 신속하게 처리한다. 기존 60일 이내에서 절반이 단축되고, 특별히 절차상 문제가 없으면 일주일 안에도 통과 가능하다. 표준모델에는 무상급식, 무상교복은 물론이고 100세 축하지원금,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서비스 본인부담금, 미취업청년자격증 응시료 지원 등이 검토되고 있다. 표준모델은 전문가들과 협의해 이르면 이달 말 공개된다.
특히 무상교복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사보위와 대립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성남시는 무상교복 지원사업을 2015년 복지부에 협의 요청했지만, 미성립돼 사보위에 최종 조정을 맡기게 됐다. 성남시는 사보위 최종 조정 전인 2016년 무상교복 사업을 추진했다가 대법원에 제소당했다. 이후 정권이 바뀐 뒤 사보위는 2018년 무상교복 사업을 통과시키고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다만 효과 논쟁이 있는 사업은 타 지자체가 수행하고 있다고 해서 신속처리 될 수 없다. 이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지적한 탈모치료 지원이 그 예다. 현재 서울 성동구, 충남 보령시 두 곳은 탈모 치료비로 각각 연간 20만원, 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사보위는 탈모 치료가 사회복지에 미치는 영향 등이 불분명해 표준모델에는 포함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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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마다 부활하는 선심성 공약을 억제하고 지자체의 책임성을 키우기 위해 사후 관리를 강화한다. 그동안 사보위를 이미 통과한 정책들은 특별히 중앙정부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사보위는 앞으로 신규 쟁점 사업이나 고액 사업 등 '집중 관리군'은 사업 시행 3년 차에 전문가 합동 심층 평가를 실시해 효과가 미흡할 경우 사업 일몰(폐지)이나 개선을 권고한다. 개선 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지자체는 신속협의 적용을 배제하고, 평가 결과 우수 지자체에는 우수사례 포상을 할 예정이다.
이 외에 그동안 내부적으로만 활용되던 협의기준과 방향, 주요 협의사례, 지자체 사업계획부터 협의결과, 사후평가 등 전 과정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희망지자체에는 예산편성 전인 매년 상반기(3~5월)를 '집중 컨설팅 기간'으로 운영해 사업 기획 단계에서부터 쟁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1대1 자문을 제공한다. 권역별 국책·시도 연구원 및 교수를 '전문가 네트워크'로 위촉해 지역 특수성에 맞는 자문 시스템도 구축한다.
임혜성 사보위 사무국장은 "시대가 바뀌면서 복지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며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향후 표준모델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