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대한민국, '문화 종주국' 선언하다

광화문에서 울려 퍼진 '아리랑'…대한민국, '문화 종주국' 선언하다

이민하 기자
2026.03.22 15:30

[KARIRANG: 대한민국, 문화로 세계를 품다]

BTS(방탄소년단)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발매 기념 컴백 공연을 하고 있다. (빅히트 뮤직·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22 ⓒ 뉴스1
BTS(방탄소년단)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발매 기념 컴백 공연을 하고 있다. (빅히트 뮤직·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22 ⓒ 뉴스1

광화문에서 다시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21일 오후 8시. 서울 도심의 상징적 공간에 울린 이 익숙한 가락은 같은 시각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190개국 3억명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은 선율에 귀를 기울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K팝 그룹인 BTS(방탄소년단)는 이를 동시대의 언어와 음악으로 다시 풀어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축적해 온 상징적 공간인 광화문 광장이 가장 현대적이면서 인종도, 국적도 가리지 않는 세계인의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세기의 컴백'으로 평가받는 이번 BTS 공연은 초대형 K팝 무대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서울 한복판에 대규모 인파가 모였고, 공연은 디지털 플랫폼을 타고 전 세계로 확산됐다. BTS를 매개로 한국의 말과 노래, 공간과 역사는 글로벌 콘텐츠로 전환됐다. K팝이 더 이상 하나의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한국 문화는 이제 음악과 영상에 그치지 않고 도시 공간, 관광, 소비, 국가 이미지까지 함께 움직이는 소프트파워로 작동하고 있다. BTS 리더 RM은 "이제 모두가 K가 어디인지 안다(Everybody know now where the K is')"고 노래했다.

BTS(방탄소년단)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앨범 발매를 기념해 컴백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6.3.21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BTS(방탄소년단)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앨범 발매를 기념해 컴백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6.3.21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무대는 K콘텐츠의 '진화'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그동안 K팝은 한류의 대표 장르에서 한국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콘텐츠로, 다시 관광과 문화를 연결하는 창구로 외연을 넓혀왔다. 이번 공연은 이 같은 흐름이 한 단계 더 나아갔음을 보여준다. 한국적 요소를 장식처럼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이 한국적인 요소를 덧붙이는 단계를 넘어 한국적 뿌리 자체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며 "한국적인 서사(로컬)가 전 세계 주류 시장으로 바로 편입되고, 나아가 주류 흐름 그 자체가 되는 역사적인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신병주 건국대 교수는 전통의 복원이 아니라 현재화라고 봤다. 신 교수는 "광화문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마련된 무대는 한국의 과거와 현재, 로컬과 글로벌을 한 장면 안에 중첩되면서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냈다"며 "한국 문화가 어디까지 확장됐는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서울 광화문 광장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프랑스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 일본 도쿄 시부야와 결이 다르다. 세종대왕과 이순신의 상징이 놓인 조선의 중심지이자, 근현대의 민주 시위와 월드컵 거리응원, 촛불집회의 기억이 축적된 공간이다. 그런 장소에서 펼쳐진 이번 공연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친 한국 사회가 이제 '문화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원조받던 나라에서 산업재를 수출하는 나라로, 다시 문화를 수출하며 세계와 연결되는 나라로 변화해 온 흐름이 이날 광화문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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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서울시청 및 부동산 관계기관, 건설사를 출입합니다. 부동산 시장 관련 기사를 취재·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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