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생들이 노안 체험 안경을 쓰고 글자를 읽어본다. 손가락 부목을 낀 채 연필을 잡아보고, 중량밴드를 찬 팔로 물건을 들어본다. 평소 아무렇지 않게 하던 행동들이 갑자기 어려워진다. "왜 이렇게 불편하지?" 아이들은 묻는다. "어떻게 바꾸면 모두가 편할까?" 그리고 다시 생각한다. 서울디자인재단이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유니버설디자인(UD) 교육 꾸러미 사업의 수업 장면이다.
서울디자인재단은 2023년부터 초등학교에 '유니버설디자인(UD) 교육 꾸러미' 사업을 운영해왔다. 올해 기준 누적 참여 규모는 약 291개교, 2만7000명 이상이며, 교사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95.9점(2025년 기준)을 기록했다. 재단은 이 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산할 예정이다.
UD교육꾸러미 특징은 교실 안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꾸러미에는 노안 체험 안경, 중량밴드, 손가락 부목 등 다양한 간접 체험 교구가 포함돼 있다. 학생들은 이를 착용하고 일상 행동을 해보며 고령자, 장애인, 어린이 등 다양한 사용자가 겪을 수 있는 불편을 체험할 수 있다.
수업은 단순 체험에 그치지 않고 디자인적 사고까지 확장된다. 일반 제품과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을 비교하면서 설계의 차이를 살펴보고, 어떤 디자인이 더 많은 사람에게 편리한지 토론하는 식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장애 유무, 나이, 신체 조건과 관계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과 공간, 서비스를 설계하는 개념이다.
재단은 전 학년용 교재와 안내자료, 온라인 콘텐츠를 함께 제공해 교사가 별도 연수 없이도 수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유니버설디자인 원칙을 적용해 현장 중심의 사용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달에는 전북특별자치도남원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동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UD교육꾸러미를 지역 교육 현장으로 넓히기 위한 조치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서울이 선도적으로 구축한 이번 유니버설 디자인 교육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 미래세대가 포용의 가치를 일상에서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