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중학교 3학년생 가운데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 비율이 15%에 달하며 8년 새 가장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학업성취 수준이 높은 대도시에서도 수포자가 크게 증가했다. 전문가는 이들이 수학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초4 때 코로나19로 대면 수업을 받지 못하면서 학습 결손이 생긴 것으로 분석한다.
교육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3일 '2025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매년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국어, 수학, 영어를 평가한다. 평가는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집해서 진행된다. 이번 평가는 지난해 9월 이뤄졌다.
평가 결과, 중3 수학에서 가장 낮은 성취도인 '1수준'의 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성취 수준은 총 4단계로 나뉜다. 각 단계별 성취도는 △1수준 매우 낮음 △2수준 낮음 △3수준 보통 △4수준 높음으로, 숫자가 낮아질수록 성취도가 부족하다는 걸 의미한다.
중3 수학의 1수준 비율은 2024년 12.7%에서 지난해 14.9%로 2.2%포인트(P) 높아졌다. 이 비율은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수조사에서 표집 방식으로 바뀐 2017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읍면 지역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좋은 대도시에서도 중3 수학의 1수준 비율은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2024년 9.7%였던 수치는 지난해 13.1%로 3.4%P 뛰었다. 같은 기간 읍면 지역의 중3 수학 1수준 비율은 17.9%에서 19.5%로 1.6%P 높아지는 데 그쳤다.
교육부는 중3 수포자가 늘어나는 현상의 원인을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수업에서 찾는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3 학생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3년 동안 초4~6학년을 보냈다. 초4는 초등 수학이 눈에 보이는 계산·도형 중심에서 개념·관계 이해 중심으로 넘어가는 첫 분기점으로 꼽힌다. 수학 학습의 추상성이 높아지는 결정적인 시기에 대부분을 비대면 수업으로 채우면서 이어지는 초5~중3 진도도 따라가지 못하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지완 교육부 학교정책실 학교지원관은 "수학은 단계적으로 내용을 이해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위계적인 특성이 있는데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습 결손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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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의 학업성취도가 남학생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현상도 확인됐다.
지난해 중3 여학생의 국어 3~4수준 비율은 72.9%로, 남학생(56.7%)보다 16.2%P 높았다. 영어에서도 여학생은 65.1%가 3수준 이상의 성취도를 거뒀지만 남학생은 이 비율이 여학생보다 8.9%P 낮은 56.2%에 그쳤다. 고2의 경우에도 여학생의 3~4수준 비율은 국어 58.0%, 영어 77.5%였다. 반면 남학생은 이 비율이 각각 48.1%, 68.3%였다. 수학 과목에서는 중3·고2 모두 성별에 따른 성취도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여학생의 국어·영어 학업성취도가 남학생을 앞서는 현상은 3년 연속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유 지원관은 "여학생의 성취도 수준이 높은 경향은 우리나라 학업성취도 평가뿐만 아니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주관하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 등의 평가에서도 일관되게 발견된다"며 "성별 차이에서 나오는 학습 노력도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대도시와 읍면 지역 간 학업성취도 격차도 뚜렷했다.
대도시 중3이 국어 과목에서 3~4수준을 거둔 비율은 67%였는데, 읍면 지역은 57%에 불과했다. 수학 과목에서도 대도시 중3은 3~4수준 비율이 54.2%를 기록했으나 읍면 지역은 37.6%로, 대도시 학생보다 이 비율이 16.6%P 낮았다. 영어 역시 대도시는 65.2%가 3~4수준을 보였지만 읍면 지역은 49.8%에 그쳤다.
학업성취 수준이 높을수록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자신감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3 영어 과목에서 3수준 이상을 받은 학생은 자신감이 높다고 대답한 비중이 53.6%였지만 1수준은 26.6%로 격차가 27%P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