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에게는 '정치인'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다.
'경남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민선 경남도지사를 10년이나 했지만 스스로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였다고 자부한다.
김 의원은 본인의 말에 따르면 2004년 총선을 전후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지금도 '중앙정치'(그는 여의도 정치를 이렇게 불렀다)가 낯설다고 한다.
이 점이 오히려 그에겐 강점이다. 미국에서의 사업 경험과 맞물리며 '살림꾼' 이미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정치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실용주의적 살림꾼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죠. '편히 살게 해 달라.' 이것이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 아닐까요."
#주식회사 대한민국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의 대부분을 '경제'에 할애했다. 대권을 꿈꾸는 그가 가진 경제 비전과 복안을 좀더 듣고 싶었다. 그의 슬로건은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다. "국가 운영도 하나의 경영이라는 시스템으로 바꾸기 위한 철학"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식회사 경상남도'라는 계열사 사장이었던 김 의원이 그룹 총수에 도전한 셈이다.
경제 현상에 대한 진단이나 추상적 해법은 아예 묻지 않았다. '거시 지표는 좋지만… , 양극화가 문제이고…' 등의 '모범 답안'을 피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김 의원은 '경제학자'는 아니다. 그는 맨손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에 성공한 '실물 경제인'이다.
#특별법으로 규제 철폐
차기를 꿈꾸는 김 의원의 머리 속에 있는 한국 경제의 '돌파구'는 뭘까. 그의 답은 간단했다. '규제 개혁'과 '남북경제공동체'.
우선 김 의원은 '기업규제완화 특별법' 제정을 공약했다. "70여개의 개별법에 기업규제 조항이 다 들어 있습니다. 하나하나씩 고쳐봤자 다른 법에 걸립니다. 그렇다고 그걸 다 개정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필요해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특별법을 만들어 개별법의 모든 규제 효력을 상실토록 하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글로벌 스탠다드'가 그의 기준이다. 20년간 미국에서 사업하면서 체득한 자산이다. 그런 그의 눈에 출자총액제한제도나 금산분리(금융·산업자본 분리) 원칙은 '어처구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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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경제특구에 김우중 회장을…
김 의원의 승부수는 '남북경제공동체'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7% 성장은 불가능합니다. 4% 내외면 족하죠. 돌파구를 남북경제공동체에서 찾아야 합니다. 3만달러 시대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이겁니다."
또 '개성공단'을 얘기하는 걸까. 아니란다. 그림이 훨씬 크다. 개성공단은 경공업이고 중공업이 중심이 되는 황해 경제특구를 만들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낮은 인건비를 찾아 중국으로 떠난 기업들을 황해 경제특구로 다시 데려오겠다는 것.
"북한의 인력 자원과 우리의 자본 및 기술을 결합하는 겁니다. 북한의 생활이 나아지고 우리는 가격경쟁력을 회복, 수출액이 연 5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을 다녀온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그가 북측에 제시한 아이디어 2개가 '신선'하다. 하나는 황해 경제특구를 김우중 회장에게 맡기라고 한 것이다.
또 하나는 북한이 1968년 납치한 '푸에블로호'를 미국에 반환하라는 제안이다. "북측에서는 펄쩍 뛰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세계에 주는 가치 있는 이벤트라고 하니 이해 하더군요"
#대선주자도 소비자를 의식하는 '상품'
김 의원은 '정치'에서 '경제'로 접근하는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 오히려 '경제'를 고민하다 보면 정치적 문제도 자연스레 풀릴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6자회담 등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적 해결을 한 뒤 경제적 과실을 따내는 전략보다 경제적 협력관계에서 남북이 접근하는 노력이 먼저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밥', '먹고 사는 문제'라는 인식이다.
다른 대선주자와의 차별성도 '정치'가 아닌 '경제틀'로 설명한다. "기업이 상품을 만들 때는 항상 소비자를 의식합니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상품은 내놔본들 팔리지 않습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이 소비자라면 어떤 시대정신을 갖고 있느냐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여론조사 통해 보면 서민경제를 아는 실물경제인이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이에 가장 근접한 상품이 접니다"
#관리사장과 오너사장
경쟁사(한나라당)에 비슷한 상품(이명박 후보)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반박했다. "관리사장과 오너사장은 정신부터 다릅니다. 관리사장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단돈 100만원 들고 미국에 건너가 자수성가한 오너 사장입니다"
김 의원은 인터뷰 말미에 통계청 자료 하나를 내밀었다. 과거 지역총생산(GRDP) 자료다. 김 의원의 경남도지사 시절 성장률은 최저 7%에서 최대 20%. 반면 이 후보는 2∼4% 수준. "실물경제인이라고 할 수 없죠." 자신감의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