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정치]'등고자비(登高自卑)'

[四字정치]'등고자비(登高自卑)'

박재범 기자
2007.08.02 09:45

"무슨 일이든 순서가 있고 원칙이 있다"

범여권의 흐름은 크게 두 갈래다. 한쪽에서는 당(미래창조대통합신당)을 만들고 있고 다른 편에선 대선후보를 선출할 경선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양쪽 다 '9부 능선'은 넘었다.

그런데 남은 숙제가 만만찮다. 당 만들기에서는 통합민주당, 열린우리당과의 통합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경선룰에 있어서도 여론조사 등이 쟁점이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 대선 주자인 김혁규 의원이 1일 한마디 했다. '탁상공론(卓上空論)' 하지 말자 등을 골자로 한 '대통합'과 '경선'에 관한 5대 원칙을 제시한 것.

그중 마지막 원칙으로'등고자비(登高自卑)'를 내세웠다. "무슨 일이든 순서가 있고 원칙이 있다"는 뜻으로 '중용(中庸)'에 나오는 말이다.

"군자의 도는 … 비유컨대 높은 곳에 오름은 반드시 낮은 곳에서 출발함과 같다(君子之道 … 譬如登高必自卑)".

표면상 범여권 대통합 과정이 순서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데 대한 비판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대통합 과정속 열린우리당 배제 분위기, 주요 주자 중심의 룰 합의 등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김 의원은 "모든 일에는 순서와 원칙이 있는 법으로 대통합은 물론 범여권이 논의하고 있는 예비경선과 본경선을 순서와 원칙에 입각해 진행할 때만 정권재창출을 가능해진다"고 일갈했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경선 등의 절차가 아닌 근본적인 순서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교롭게도 이날 신당 창준위는 정강정책, 당헌당규 등을 만들 기구 인선안을 발표했다.

창당을 나흘 앞둔 시점, 서울 등 주요 시도당은 이미 창당된 시점. 이제서야 정강정책과 당헌당규를 만들 사람들을 정했다는 것인데…. 낮은 곳에서 출발하지 않아도 높은 곳으로 갈 수 있음을 보여주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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