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얼굴만 쳐다본 조직개편 '6자 협상'

말없이 얼굴만 쳐다본 조직개편 '6자 협상'

박재범 기자
2008.02.11 19:00

11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여야간 이른바 '6자 협상'. 막판 협상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결과는 시시했다.

불과 50분도 안 돼 회의장 문은 열렸다. 결론은 '결렬'. 다음 회의 약속조차 잡지 않았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간 간극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날 회의에선 제대로 된 논의도 없었다고 한다.

비공개로 전환된 후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눈 데 이어 전날 있었던 청와대 참모진 인선을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운 게 협상 테이블에서 오간 대화의 전부였다. 정부 조직 개편안과 관련해선 "서로 얼굴만 쳐다봤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앞선 세 차례의 협상에서 최소한의 공감대를 형성했던 양측은 이날 서로 양보안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양쪽 모두 '빈손'인 것으로 확인되자 자리를 떠난 것.

이에따라 오는 25일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으려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한나라당의 구상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장관 인사청문회에 12일 정도의 시일이 필요한 만큼 12일 전후에는 정부조직법을 처리해줘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

이 당선인측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한나라당 등이 일제히 신당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여론 몰이를 통한 압박용으로 풀이된다.

특히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례적으로 "여야가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합의하면 언제라도 조각 명단을 발표할 준비가 이미 돼 있다"는 발언까지 했다. 일할 사람을 정해놨다는 것을 흘리면서 좀더 강한 압박을 취한 것.

"당초 국회에 냈던 정부조직 개편안대로 조각을 했다" "여야 합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도 대비해 인선안을 마련했다" 등의 언급도 했다.

이에 맞서는 신당은 급할 게 없다. 발목잡기 등의 여론이 부담인 게 사실이지만 광범위한 정부조직 개편 작업이 갖는 문제점도 적잖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2월 국회 처리 무산 등의 최악의 시나리오도 나온다. 하지만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막판 대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13일까지만 여야가 합의해도 새 정부 출범 스케줄에 맞추기 어렵지 않다. 인사 청문 일정을 최대한 압축한다면 19일 본회의 처리만 해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한쪽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게 문제다.

일단 공은 이 당선인과 한나라당쪽으로 넘어간 상태.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새 정부의 조직에 대해 우리가 별도의 그림을 그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한나라당이 퍼즐을 맞춰 가져오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한편에선 이 당선인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막힌 구멍이 뚫기 위해 또한번 정면 돌파를 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편 양측은 통일부 존치와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 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해양수산부, 여성가족부, 농촌진흥청의 존폐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박재범 편집국장

박재범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