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무소속 출마…민주당 내분 가속화

정동영 무소속 출마…민주당 내분 가속화

조철희 기자
2009.04.10 16:15

정세균-정동영 생존게임…집안싸움에 '盧' 악재까지 위기 직면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결국 민주당을 탈당, 4·29 재보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난달 13일 정 전 장관이 재보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후 표면화된 당내 신주류-비주류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특히 정세균 대표와 정 전 장관은 정치적 생명을 건 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丁(정세균)-鄭(정동영) 갈등'은 서로 마주 보고 달리다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치킨게임'에서 이제 사활을 건 '생존게임' 양상을 띄게 됐다. 정 대표는 이날 차기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마지막 카드를 던졌지만 결국 정 전 장관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막지 못했다.

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공개적으로 정 전 장관의 출마를 만류했지만 오히려 정 전 장관으로부터 서운하다는 말만 들었다. 정 대표는 "불과 1년 전 출마했던 수도권 지역구를 떠나 당선이 보장된 호남으로 가는 것을 용인하면 당원의 사기와 당의 단합, 공당의 원칙이 무너진다"고 정 전 장관을 압박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은 "공천배제는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거스르는 결정"이라며 정 대표와 당 지도부를 정면비판했다. 정 대표의 호남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이 시점에 왜 그런 발표를 했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제 공개 비판을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극에 달한 양측의 대립은 한쪽은 죽고, 다른 한쪽은 사는 생존 대결로 이어지게 됐다. 결국 이들의 승패를 좌우할 재보선 선거 결과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대표와 당 지도부는 정 전 장관이 전주 덕진 지역에서 당선되고, 수도권 지역인 인천 부평을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전주 완산갑에서는 정 전 장관을 중심으로 한 무소속 연대가 거론되고 있어 이 지역에서마저 당 후보를 당선시키지 못한다면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지도부 사퇴 압박에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또 정 전 장관이 예고한 대로 복당이 이뤄질 경우 신주류 세력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반면 정 전 장관은 당선 후 복당 계획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당 관계자는 "부평을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당 지도부가 어느 정도 명분을 챙길 경우 정 전 장관의 복당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며 "이럴 경우 신당 창당 등 독자세력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이 복당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민주당의 내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측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라 선거 이후 내홍이 가라앉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특히 당내 세력 대결로 선거를 치러 국민들에게 받을 냉혹한 비판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분란을 이어갈 여지가 크다. 게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품수수 의혹 등 대형 악재들로 인해 민주당이 위태로운 처지에서 빠져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