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이틀간의 호된 신고식…자질논란 확산

김태호 이틀간의 호된 신고식…자질논란 확산

양영권 기자, 변휘
2010.08.26 00:35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친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과 국정수행 능력 등에 대한 혹독한 검증을 받았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과 뇌물수수 의혹은 관련된 증인 출석 무산 등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데 실패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선거자금 대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경남도지사시절 부인이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이 확인돼 자질 시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선거자금 의혹 여전=25일 청문회에는 선거자금 문제와 관련해 이날 김 후보자의 형수 유모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유씨는 김 후보자가 2004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때 고향 선배인 H건설 대표 최모씨한테 선거자금 4억원을 빌렸다가 그중 일부를 2006년 9월 상환할 때 6000만원을 빌렸다는 인물. 야당은 그동안 "돈의 출처가 불문명하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날 유씨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그 즉시 김 후보자의 통장으로 보냈다"며 "차용증을 주고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중에 써주겠다고 해서 받았다"고 진술했다.

유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증인으로 나왔다가 자녀의 유학 비행기에 늦지 않게 1시간여만에 자리를 청문회장을 떴다. 그러나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유씨가 떠난 뒤 "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담보 내역이 없다"며 또다시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또 김 후보자가 최씨한테서 빌린 돈에 대한 이자 지급이 명확하지 않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연차게이트 의혹 발언 번복= 김 후보자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박 전 회장을 2007년부터 후반기에 처음 알게 됐다는 기존 발언을 번복했다.

김 후보자는 박영선 의원이 2006년10월 김 후보자와 박 전 회장이 함께 골프를 친 골프장 내장객 기록을 들며 추궁하자 "2006년 가을부터 박 회장을 알게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박 전 회장과 골프를 함께 친 사실도 시인했다. 이전까지 김 후보자는 박 전 회장과 2007년 이후에 골프를 처음 치게 됐다고 말해 왔다. 여기에 김 후보자가 경남지사 시절 박 전 회장이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회원대우를 받고 골프를 쳐 온 사실도 밝혀졌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박 전 회장이 2007년 12월 만취 상태에서 항공기 안에서 난동을 부리기 전날 박 전 회장을 골프장 사우나에서 만나 저녁을 함께 한 사실도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2007년 4월 미국 방문시 뉴욕 맨해튼의 한인식당 종업원으로부터 박 전 회장이 맡긴 수만달러를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김 후보자를 위증죄로 검찰에 고발할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여당 의원까지 질타= 김 후보자의 잦은 말바꾸기에 대해 여당 의원조차 불만을 털어놨다. 김 후보자가 박연차 전 회장과 처음 만난 시기에 대해 말을 바꾸자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발언 번복이) 얼마나 많은 신뢰 저하를 가져올 지 신경 쓰지 않느냐"며 질타했다.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과 관련된 증인 신문은 무산됐다.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우병우 대검 수사기획관,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등의 증인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탈세 문제는 이날도 불거졌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장모와 처가 공동 소유한 주상복합 건물에 대해 임대소득세를 내지 않다가 최근에야 2005년 이후의 소득을 신고하고 세금을 냈다"며 "국무총리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국세청의 부과 제척 기간 이전인 2005년 이전의 것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북 쌀지원에 부정적김 후보자의 대북관과 경제 운용 기조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후보자는 "쌀 수급 문제와 대북 쌀 지원 문제는 별개"라며 북한에 대한 쌀 지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재정건건성 확보와 성장 가운데 어떤 것이 중요하냐는 물음에는 "재정건전성이 아주 중요한 과제"라고며 "투자를 할 때 자원배분 할 때 우선순위가 둬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김 후보 "많은 의혹이 있지만 양파 같지만 까도 까도 나올 게 없다"며 "도덕적 기준을 잘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자부했다"고 말했다.

◇야당 사퇴요구…청문보고서 채택 진통 예상= 민주당은 '건방총리, 거짓총리, 무능총리, 불법총리, 4대악(惡)총리 후보자는 스스로 사퇴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김 후보자에게 사퇴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따라서 청문보고서 채택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는 총리로서 기본적인 도덕성, 자격, 능력이 없음이 밝혀졌다"며 "현행법을 위반한 무능한 사람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을 협박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일들을 반성하고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는 것이 국민에게 마지막 봉사를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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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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