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단 핵시설 공개···대화 속 '강온양면' 시동

北 잇단 핵시설 공개···대화 속 '강온양면' 시동

변휘 기자
2010.11.21 16:35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로 '유화 제스처'를 보이던 북한이 핵 관련 시설을 공개하는 등 핵개발 의지를 분명히 하는 '강온 양면전략'에 나섰다.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전 원장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21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을 방문했을 때 원심분리기 수백 대와 고도의 첨단 조정설비를 갖춘 대규모 시설을 봤다"고 밝혔다.

헤커 교수는 "북한 측은 원심분리기 수가 2000대라고 말했는데, 북한 시설에 '충격'을 받았다"며 "수일 전 백악관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원심분리기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우라늄(HEU)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이며, 특히 2000대는 핵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단기간 안에 만들어낼 수 있는 규모로 분석했다.

헤커 교수는 "북한 당국이 영변 핵시설에 발전용량 25∼30㎿(메가와트)의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이 소형 경수로에서 원폭 제조용 플루토늄을 추출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또 원심분리기 시설이 공개된 만큼 향후 경수로 연료 확보를 이유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본격 가동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북한의 잇단 핵 시설 공개는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전략적 행동으로 보인다.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 2가지 방식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과시하며 미국에 양자 대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압박한 것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플루토늄 무기화, 우라늄 농축시험 등은 그 동안 북한이 즐겨 써 온 대외 압박 카드지만 북한의 기술 수준을 의심하고 있던 미국 측에 원심분리기 등 실제 장비 보유 사실을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은 그만큼 북·미 대화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최근 북한이 대남 유화 제스처를 펼치면서 동시에 핵 시설 공개로 한·미 양국을 압박한 것은 "북한 특유의 강온 양면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미 등 주변국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미국 국무부는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1~24일 한국과, 중국, 일본을 연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정에 없었던 보즈워스 대표의 방문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와 영변 경수로 건설과 관련해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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