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태와 관련해 지난 주말 방한했던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의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갑작스런 방한 통보와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 신청, 6자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이 대통령의 답변을 듣고서도 5시간 후 '중대발표'라며 6자회담 개최 제안을 발표한 것을 놓고 중국의 일방통행식 무례한 외교 스타일이 재현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측은 지난 27일 정오쯤 다이 위원의 방한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성남 서울공항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오후 6시 입국까지 한나절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무리한 요청이지만 연평도 도발 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용인됐다.
그러나 이 날 입국한 다이 위원은 구체적인 안건도 설명하지 않은 채 정부에 곧바로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청했다. 국가 정상과의 만남은 장기간에 걸친 사전 조율과 안건 협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외교적 상식을 어긋난 사례다. 정부는 불가 방침을 통보한 뒤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다음날 오전 10시 다이 위원은 이 대통령을 만났다. 당초 자신들의 방한을 비공개로 해 줄 것을 요청했던 다이 위원은 이 자리에 중국 취재진 등 5명의 취재진을 대동하고 나타나 청와대 관계자들을 또 한 번 당황하게 만들었다.
외교적 결례를 무릅쓰면서까지 이 대통령을 만났지만 다이 위원은 2시간의 만남 중 처음 1시간 이상을 과거 한중관계의 발전사 등에 할애하며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관련 브리핑에서 "6자회담과 관련해 중국측의 언급이 있었지만 비중 있게 논의되지 않았다"며 "우리측은 지금은 (6자회담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다이 위원과 이 대통령의 면담에서는 크게 의미가 있는 내용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며 "연평도 도발이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이뤄진 다이 위원으 방한이라는 점에서 정부도 많은 배려를 했지만 다이 위원은 오랜 시간의 면담 동안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중국 외교부는 '중대발표'를 예고하며 이 대통령과 다이 위원의 면담 5시간 후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회의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의 반대 의사를 이미 확인했음에도 세계 언론 앞에서 이를 다시 발표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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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중국의 외교 결례는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시점에서 고위급 인사를 급파해 평화 노력을 기울였다는 '대외 과시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6자회담을 제안하는 무리수를 둔 것도 국제사회에 '중국은 대화를 중시한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