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로 감독제도 개혁 필요성…여당 일부 의원들도 '반대'의견 접어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융기관 감독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에 단독검사권을 허용하는 내용의 한국은행법 개정안 국회통과가 탄력을 받게 됐다.
그동안 "금융 산업에 2중 규제만 불러 온다"며 한은법 개정에 반대한 일부 여당 의원들이 한은법 개정에 전향적으로 입장이 바뀌면서 오는 6월 임시국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8일 배포한 자료에서 "저축은행 부실사태 책임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독점적 금융기관 감독 권한을 깨는 내용의 한은법 개정안을 반대한 금융당국과 한나라당이 져야 한다"며 "한은법 개정안이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법 개정안은 2008년 7월, 당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이던 박영선 의원이 발의했다. 법안은 금융기관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과 조사권 등을 한국은행에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2009년 말 통과했다.
하지만 금융위와 금감원을 담당하는 정무위에서 한은법 개정안의 취지와 반대되는 '맞불 법안'을 내놓으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장기 계류 상태에 놓여있다.
정무위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2월 한국은행에 단독검사권을 주는 대신 현행법에 있는 '공동검사제도'를 개선하는 내용의 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같은 해 4월 정무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갔다.
한은법 개정안은 지난 3월에야 겨우 법사위에 상정됐지만 "당정 협의 결과를 지켜보자"는 한나라당 측의 요구로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3월 10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한은법은 아직 개정할 때가 아니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도 금감원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김용태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나도 이번 저축은행 사태로 '쇼크'를 받았다"며 "현행 감독체계와 인적 구성을 바꿔야 한다는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은에게 감독 기능을 일부 넘기는 것만이 능사일 수는 없지만 그것을 포함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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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이혜훈 의원도 지난 6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금감원의 감독 독점체제를 깨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은법 개정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단독검사권을 확보하려면 정무위의 반대를 넘어야 한다. 허태열 국회 정무위원장(한나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금융은 금감원이 총괄하게 했는데 한은에게 단독검사권을 주는 것은 이번 정부 들어 이뤄진 조직개편의 틀을 건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금융 산업에 대해 2중 규제를 하는 것은 한국을 금융 중심지로 키운다는 국가적 목표와도 맞지 않다"며 "저축은행 사태로 모두가 격앙돼 있는데 이성을 찾은 뒤 토론을 거친 뒤 개선 방안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