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는 자정부터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등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날 자정 나 후보와 박 후보는 각각 동대문 의류시장과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방문,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서민들의 체감경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자정 선거운동 첫 행보···재래시장 방문=나 후보는 '행복한 서울, 생활특별시'라고 쓰인 어깨띠를 메고 동대문 의류시장을 찾았다. 그는 "아무래도 새벽에 제일 활기차게 움직이는 곳이 시장이라서 이곳을 찾았다"며 "선거운동 기간 동안 여기 계신 상인분들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나 후보는 40여분간 밝은 표정으로 시장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길거리에 있는 상인으로부터 야쿠르트를 구입하며 "요즘 장사는 좀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시장에서의 첫 거리유세를 마친 나 후보는 "남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더 낮은 곳으로 향해 시민과 함께 하려고 한다"며 "진정으로 서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책임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시민들께 잘 보여 드리겠다"고 답했다.

점퍼 차림에 고무장화를 신고 가락동 시장을 누빈 박 후보는 "서울시민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새벽같이 뛰는 많은 분들 덕분에 안심하고 살 수 있고, 바로 이 분들을 잘 챙기는 것이 서울시민들을 챙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곳의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직·간접적으로 전해 들었다"며 "공무원들이 군림하는 자세가 아니라 상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고민을 해결해 드리는 것이 서울시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상인이 "선거가 없을 때 서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돌아보면 이렇게 선거 때 올 필요가 없다"고 충고하자 박 후보는 "너무 중요한 말씀을 하셨다"며 "이동 시장실을 만들어서 이곳에 찾아오겠다"는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제안하기도 했다.
◇羅·朴 두번째 미션, '출근길' 사수=아침이 밝자 두 후보는 시민들의 출근길 챙기기에 나섰다. 오전 5시쯤 지하철 2호선 군자차량기지를 찾은 나 후보는 직접 기관실에 들어가 안전점검 과정을 살폈다. 이어 성수역으로 출발하는 열차를 향해 손을 흔들어 배웅하며 "새벽을 여는 지하철처럼 시민의 발이 되어 충실히 시민들을 섬기겠다"고 선거전의 각오를 밝혔다.
독자들의 PICK!
이어 능동 어린이대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나 후보는 아침운동을 나온 시민들과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인근 먹자골목으로 이동, 빗자루를 직접 손에 쥐고 골목길 청소를 시작했다. 쓰레기를 치우던 나 후보는 "길거리에 유해광고물을 빨리 치워 어린아이들이 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오전 7시30분 서울 회현역 5번 출구 앞에서 출근길 직장인들을 만났다. 특히 이날 박 후보의 유세현장은 선거운동원들이 한 목소리로 후보의 기호와 이름을 크게 외치던 보통의 선거 모습과 달리 악수와 미소, 웃음소리, 대화로 채워졌다.
회색 스웨터에 정장 바지 차림의 박 후보는 출근길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역 주변 남대문 시장 상인들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노점상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역시 현장에 오면 기분도 '업(up)'되고 살아있는 기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여야 총력전, '박근혜·범야권'도 떴다=나 후보의 구로구 관악고용지원센터를 방문길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리를 함께 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 전 대표는 나 후보에 대해 "그 동안 장애 아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신경을 써왔다"며 "서울시정을 맡더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잘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한 소감에 대해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사는 것"이라며 "양극화와 모든 문제의 중심에 일자리 문제가 있다는 측면에서 고용지원센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박 전 대표의 말에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며 "더 큰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화답했다.
반면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박 후보의 선거 출정식에는 민주당 손학규,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 노회찬·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등이 총출동,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손 대표는 "박 후보에게는 선동하는 거짓공약은 없다. 시민 한 분 한 분의 행복이 담길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유 대표는 "한나라당에서는 박 후보가 '안철수 바람'을 타고 왔다고 하지만, 그 바람도 박원순이니까 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황금색 세종대왕 동상을 가리키며, "세종대왕이 황금의 옷을 입고 앉아 계신 것을 보고 나는 절망한다"며 "왕이 된 첫 해 가뭄이 들자 이곳에 나와 3년 동안 솥을 걸고 백성을 먹여 살린 마음, 그 마음의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에도 현장 행보를 지속하며 시민들과의 소통에 나선다. 나 후보는 오후 1시부터 구로구 일대 교회와 시장 등을 오가며 골목 유세에 나설 예정이며, 박 후보는 오후 7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서 토크콘서트 형식의 선거유세 '시민이 시장이다'에 참가한다.
한편 두 후보는 오후 11시 MBC 백분토론에 출연, 세 번째 TV토론을 통해 치열한 '설전'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