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담한 청와대, 레임덕 가속화 우려

낙담한 청와대, 레임덕 가속화 우려

진상현 기자
2011.10.26 23:55

여권내 쇄신론 불가피 청와대도 영향권… 정국 주도권 야권으로 넘어가 국정운영 부담

10.26 재보궐 선거의 승부처로 간주되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비교적 큰 차이로 패한 것으로 굳어지면서 청와대도 낙담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당이 주도한 지방선거 인 만큼 책임론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선을 그으면서도 여권 내 쇄신론이 강하게 불면서 레임덕(권력누수)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하면서 여권 전체가 힘이 빠지게 됐다"면서 "청와대로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참모진으로부터 선거 출구 조사 결과와 개표 상황 등을 보고받았으나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로 가는 길목에서 이뤄져 여권 내 충격파는 더 클 수 밖 에 없다는 분석이다. 위기감을 느낀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 요구가 강력하게 터져 나오면서, 청와대도 그 여파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이번 선거 기간 중에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가 불거지면서 청와대가 이번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이 경우 당을 중심으로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들의 인적 쇄신 요구가 제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 자체적으로도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로비 혐의 낙마, 사저 논란 등으로 청와대가 다소 어수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임 실장은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투표 현황과 결과에 따른 국정운영 방향 등에 대해 논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서울시장이 갖는 정치적 의미가 작지는 않지만 어디까지나 지방선거이고, 청와대가 선거에서 한발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던 만큼 청와대 책임론이나 쇄신론으로 연결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기류가 강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보 선출 등 전 과정을 당이 책임지고 한 선거"라며 "일부 책임은 몰라도 전면적인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박빙의 승부로 끝났다면 사저 논란에 대한 책임 추궁이 더 강하게 제기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비교적 큰 차이로 승부가 갈리면서 청와대로선 책임론으로부터 다소간 자유로워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연말 연초 공천 국면이 이어지는 등 정치 변수가 많은 점도 섣불리 대통령실장 등 참모진을 전면 쇄신하기가 조심스러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책임론과는 별개로 이 대통령의 레임덕 가속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민심이 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권 내 리더십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 내부에서 청와대와의 선긋기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정국 주도권을 야당이 쥐게 되고, 한나라당 내 결속력이 약해질 경우에는 국정 운영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당장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법안 처리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거세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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