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당선] '박원순 승리' 예상보다 큰 표차… 왜?

[박원순 당선] '박원순 승리' 예상보다 큰 표차… 왜?

뉴스1 제공 기자
2011.10.27 00:19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개표 결과 박원순 야권단일후보가 나경원 한나라당후보를 예상보다 큰 7%포인트 차로 앞질러 당선이 확정됨에 따라 그 배경이 주목된다.

박원순 서울시장당선자는 밤 12시4분 현재(개표율 71.26%) 53.29%의 득표율을 얻어 46.34%의 나 후보를 6.95%포인트 앞지르고 있다.

박 당선자와 나 후보 측은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 기간인 지난 20일 이후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최소 0.3%포인트에서 최대 4%포인트의 지지율 격차를 두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왔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장 보선의 경우 후보 간 여론조사 결과가 이전 선거보다 극심한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각 후보 측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기가 어려웠다.

지난 10∼11일 서울신문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이 실시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나 후보가 47.6%로 44.5%의 박 당선자를 3.1%포인트 차이로 앞섰지만, 내일신문과 '리서치뷰'의 12∼13일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96%포인트)에선 박 당선자 47.0%, 나 후보 44.4%를 기록했다.

또 한겨레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5일 실시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선 나 후보가 51.3%로, 45.8%의 박 당선자를 5.5%포인트 앞섰고, 이후 16∼17일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선 박 당선자의 지지율이 40.5%, 나 후보가 38.2%를 기록하는 등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직전까지 두 후보의 지지율은 극심한 혼조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기존 여론조사에선 KT의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전화번호에 대해서만 조사를 실시해왔는데 작년 6·2지방선거와 올 4·27재보선에서 전혀 다른 개표 결과가 나왔다"며 "그래서 이번 선거에선 대부분의 기관이 전화번호 비등재자까지 포함한 RDD(임의 전화번호 걸기) 방식으로 조사하고 휴대전화를 포함한 조사도 일부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그 결과 과거에 비해 조사 대상에 야권 지지층이 많이 포함됐다"며 "다만 기관마다 전화번호 생성방식에 차이가 있고, 여전히 응답을 하지 않는 야권 지지층이 있었기 때문에 조사 결과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마저 20~40대 연령대가 주를 이루는 박 당선자의 지지층엔 "'숨은 표'가 없다"고 했지만 실제론 적잖은 규모의 숨은 표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높은 투표율도 박 당선자의 승리를 견인한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이번 시장 선거 투표율은 투표 개시 3시간 만인 오전 9시 10.9%를 기록, 작년 6·2지방선거의 동시간대 투표율 9.0%와 올해 4·27 경기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10.7%를 모두 앞질렀다.

이어 점심시간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 오후 6시엔 39.9%를 기록하며 분당을 선거 당시 40.0%에 육박했으며, 오후 7시엔 42.9%로 분당을 선거 때의 42.8%를 추월했다.

그리고 투표 마감 시각인 오후 8시의 최종 투표율은 48.6%(잠정)로 집계되면서 민주당이 박 당선인의 승리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47%까지 넘어섰다.

이 같은 막판 투표율 상승엔 박 당선자 측이 오후 4시를 기해 '비상상황'을 선포하고 당원 및 지지자들에게 긴급 투표독려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한 사실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분당을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퇴근길 '넥타이 부대'의 투표장행(行)이 투표율과 박 당선자 득표율 모두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동안 선거 전문가들은 지난 8월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투표율이 25.7%였고, 이 가운데 90% 정도가 한나라당 지지층임을 전제로 '투표율 45%'를 두 후보의 당락을 가르는 분기점으로 제시했었다.

이외에도 선거 전문가들은 투표일 이틀 전 이뤄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 당선자 지지 표명도 지지층 결집에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윤희웅 KSOI 조사분석실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를 통해 기존 정치권에 불신이 강한 유권자들이 결집한 게 박 당선자 승리의 요인"이라며 "특히 박 당선자에 대한 나 후보의 검증 공세로 느슨해졌던 무당파(無黨派)와 중도층 유권자들이 선거전 막판 안 원장의 박 당선자 지지로 다시 결집해 투표장까지 나온 것 같다. 안 원장을 빼곤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도 "안 원장의 구원 등판이 많은 위력을 발휘했다. 박 당선자의 시너지가 엄청났다"면서 "이는 단지 우연과 순간의 선택에서 비롯된 게 아니다"고 평했다.

아울러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당선자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건 무엇보다 오세훈 전 시장의 시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 때문이겠지만,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실망감도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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