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붕괴직전까지 몰리자, 청와대도 노심초사.."고민과 충정 이해" 짤막한 논평만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하는 한나라당의 미래가 갈수록 불투명해지면서 청와대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공식적인 반응은 절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일부 의원들이 탈당하는 등 당이 쪼개지는 상황을 가장 우려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한나라당 사태와 관련해, "당의 고민과 충정을 이해한다. 지켜보자"고 짧게 언급했다. 당의 논의를 지켜보는 것 외에는 딱히 내놓을만한 논평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반응에는 여당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는 청와대의 답답함이 담겨있다.
여당이 붕괴 직전까지 몰린 데는 민심이반 등 청와대의 책임이 적지 않게 작용한데다, 청와대 스스로도 쇄신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여권의 무게 중심이 당으로 기운 상황에서 더욱 '할 말이 없는 처지'가 돼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오는 12일 조직 개편전 하려던 대통령실장 교체 인사도 연말께로 미룬 상태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국정 쇄신을 진두지휘할 적임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한나라당의 균열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이 탈당하고,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가 나오는 등 여권이 분열할 경우 위기 돌파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창당이든, 당을 유지하면서 환골탈퇴를 하든, 힘을 한데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당장 당이 분열할 경우 국정 운영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내년 예산안 처리, 국방개혁안 등 국회의 힘을 빌려야할 현안들이 많고, 정치권의 헤게모니가 야권으로 기울 경우 정부 정책 추진도 힘을 받기 어렵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당을 비판하면서 탈당하면 한나라당은 스스로 변화가 힘든 당으로 낙인찍히게 된다"며 "탈당, 대통령의 탈당 요구 등으로 당이 균열하면 결국 모두가 살아남기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