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차윤주 권은영 기자 =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5일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에 대한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검찰 수사 의뢰와 관련, "검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18대 국회 들어 실시된 한나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자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힌데 따른 파장과 관련, 이날 오후 배포한 입장 자료에서 "지난달 한 신문에 쓴 칼럼 내용 일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고 의원은 지난달 13일 서울경제신문 기고문에서 "필자가 아는 한 한나라당엔 '공천헌금' 거래는 거의 없다. 하지만 어느 당이든 당내 선거에선 아직 돈 봉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전대 때 자신에게 돈 봉투가 전달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이어 자신이 이를 의도적으로 폭로한 것처럼 비쳐지는 점을 염두에 둔 듯, "최근 한 방송에서 진행자가 내 칼럼을 들고 '그런 일이 있었냐'고 확인을 구해 '그렇다'고 시인한 게 전부"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달 3일 방송된 채널A '쾌도난마'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어느 전대 때 봉투가 와서 굉장히 고민하다가 돌려준 일이 있다"고 답한 사실이 있음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방송 당시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던 고 의원의 발언은 4일 밤부터 언론의 후속 취재를 통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후 파문이 커지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고 의원이 언론에 밝힌 내용이 정당법 제50조의 '당 대표 경선 등의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검찰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이와 관련, 고 의원은 "특정인을 겨냥한 폭로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새삼스럽지만 투명하지 못한 정치에 대하여는 여야 모두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에 따르면 전대 당시 고 의원에 돈 봉투를 전달한 출마자는 이후 당 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다.
18대 국회 들어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사람은 박희태 현 국회의장과 정몽준·안상수·홍준표 전 대표 등 모두 4명이나, 이 가운데 전대를 통해 대표로 선출된 사람은 박 의장(2008년 7·3전대)과 안 전 대표(2010년 7·14전대), 홍 전 대표(2011년 7·4전대) 등 3명뿐이다. 정 전 대표는 지난 2009년 9월 원외 대표였던 박 의장이 재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사퇴함에 따라 '전대 득표 2순위' 최고위원으로서 대표직을 승계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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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의원은 자신에게 돈 봉투가 전달된 게 "작년 7월 전대 때의 일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전직 당 대표 측은 고 의원의 주장에 대해 일제히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 의장 측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박 의장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을 당시엔 사실상 대표를 추대하는 분위기였다"며 "돈을 주고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전대 때 돈 봉투가 오갔다는 사실을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고, 박 의장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황당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전 대표 측 관계자도 "당 대표 경선 때 돈 봉투가 오간다는 건 오래 전부터 있었던 소문"이라면서도 "정 전 대표는 경선에서 2등을 했었고, 당시엔 그런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역시 "난 고 의원을 국제위원장으로 발탁해 중용한 사람"이라며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전대에서 돈 봉투가 되는 건 관행"이라면서 "잘못된 건 알지만 어쩔 수가 없다. 오히려 작년 7·4전대 때가 더 치열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