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차윤주 기자 =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촉발된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파문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쇄신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메가톤급' 악재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이 "한나라당은 만사가 돈이면 다 되는 '만사돈통' 정당이냐"면서 공세에 나선 가운데, 당 일각에선 추가 폭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복수의 한나라당 관계자에 따르면 한나라당 전대에서 돈 봉투가 오간 건 공공연한 비밀로서 "오래된 관행"이었다.
한 당직자는 "당 대표 경선이 임박하면 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들이 각 후보 측에 해당 지역의 대의원 표를 몰아주겠다며 돈을 요구해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특히 당 지지세가 약한 충청권이나 호남권 당협에서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전대 행사장까지 각 지역에서 대의원들이 올라오는데 필요한 식비, 교통비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각 후보들도 챙겨줄 수밖에 없다"면서 "잘못된 건 줄은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는 야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는"만일 당내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어느 정도 덮고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검찰 수사를 의뢰한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수사과정에서 추가 폭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당 대표로 선출된 지난 2008년 7·3전당대회는 물론, 안상수 전 대표가 선출된 2010년 7·14전대, 그리고 홍준표 전 대표가 당 대표직에 올랐던 작년 7·4전대 모두에서 후보자 간의 각종 의혹 제기 등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된 데다, 전대 뒤에도 1위 득표자인 당 대표와 2위 득표자인 '수석' 최고위원 간의 크고 작은 갈등이 지속돼왔다는 점에서다.
당 관계자는 "수사가 본격화되면 국회 회기 중이 아니기 때문에 돈 봉투를 돌린 전직 당 대표와 의원들의 소환이 불가피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얘기가 나올 수 있다. 고 의원의 폭로는 그야 말로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돈 봉투 살포의 진위 여부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지더라도 그 과정에서 당은 더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친이(친이명박) 성향의 한 당직자는 뉴스1 기자와 만나 "2008년이나 2010년 전대 때는 청와대와 친이계가 대의원 표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전대 때 돈을 많이 쓸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작년 전대 때 더 많은 돈이 돌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전대에선 후보당 수억에서 수십억원까지의 비용을 썼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한나라당 비대위의 일부 당 측 위원들이 비대위의 이날 '전대 돈 봉투' 파문에 대한 검찰 수사 의뢰 결정을 놓고 "당 밖에서 온 사람들은 이번 사건이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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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일각에선 이상돈 비대위원 등이 공공연히 전직 당 대표들의 정치적 용퇴를 주장한 가운데 고 의원의 폭로가 나왔다는 점에서 "총선 공천 물갈이 등 인적쇄신 논의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선 악재가 분명하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